|
놀이동산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처음엔 퇴근길에 같이 걸어가는 것뿐이었는데, 이제는 쉬는 날에도 만나게 됐다.
"우리 오늘 뭐 할까요?"
"글쎄. 근데 너 놀이동산에서 일하면서 놀이기구 제대로 타본 적 있어?"
"어… 그러고 보니 없네?"
"그럼 오늘 하루 종일 놀이기구 타자."
그녀는 살짝 고민하더니, 곧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대신 비명소리 지를때마다 간식 사기!"
"야, 그건 좀…"
내가 깜짝 놀라며 말했지만, 그녀는 이미 내 팔을 잡아끌고 있었다.
우리는 놀이동산 곳곳을 누비며 하루 종일 놀았다. 평소에는 손님들에게 음식을 건네던 그녀가, 오늘은 손님이 되어 달콤한 솜사탕을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이거 진짜 오랜만에 먹어본다."
"맛있어?"
"응. 오빠도 먹어볼래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내 앞으로 솜사탕을 내밀었고, 나는 멈칫했다. 그녀가 조금 당황한 듯 웃으며 말했다.
"아, 아니면 내가 뜯어서 줄까?"
"아, 아니야. 그냥…"
나는 머쓱하게 웃으며 한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이상하게,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개만 더 타고 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회전목마로 나를 이끌었다.
"이거 마지막이 너무 잔잔한 거 아니야?"
"아니에요. 이런 게 마지막에는 딱 좋아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볼 수 있잖아."
우리는 회전목마에 나란히 앉았다. 조명이 하나둘 켜지고, 주변이 조명빛으로 물들어갔다. 천천히 돌아가는 회전목마 위에서, 그녀가 나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그 순간, 놀이동산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보다, 음악보다, 조명보다.
그녀가 지금 내 세상의 중심이 되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