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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동산에서 보낸 그날 이후, 우리는 더욱 자주 만나게 되었다.
퇴근 후엔 자연스럽게 서로를 찾았고, 쉬는 날에도 함께했다.
"우리, 사귀는 걸까?"
어느 날 그녀가 장난스럽게 던진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럼 뭐야?"
"글쎄. 그냥… 요즘 하루라도 안 보면 이상해서."
나는 대답을 망설였다.
확실히 나도 같은 기분이었다.
그녀가 없는 하루는 뭔가 허전하고, 이상했다.
"그럼 사귀는 거네?"
그녀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내 팔짱을 끼며 웃었다.
"앞으로 잘 부탁해요, 남자친구님."
내가 놀란 얼굴을 하자, 그녀는 깔깔 웃으며 내 옆을 콕 찔렀다.
"이제 진짜 사귀는 거야. 도망 못 가!"
그 순간, 내 마음속에 있던 불안과 망설임이 스르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사귀기로 한 후에도 우리는 예전처럼 놀이동산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녀는 여전히 매대에서 손님들에게 음식을 팔았고, 나는 여전히 퍼레이드에서 춤을 췄다.
하지만, 이제는 퍼레이드 중에도 그녀를 찾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가끔 그녀가 일부러 매대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면, 나도 몰래 손을 흔들어 주곤 했다.
퇴근길에도 우리는 함께였다.
"배 안 고파? 뭐 먹을래?"
"음, 치킨?"
"그럴 줄 알았어."
그녀와 나는 익숙한 골목길을 지나 단골 치킨집으로 향했다.
테이블에 마주 앉아 서로를 보며 웃었다.
"이상해. 그냥 치킨 먹는 건데, 오빠랑 같이 먹으니까 뭔가 특별한 기분이야."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그러게. 우리, 그냥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건데, 왜 이렇게 좋지?"
그녀가 내 손등을 톡 치며 말했다.
"바보야, 그게 연애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