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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유니폼을 챙겨 입고 거울을 바라봤다. 그런데—
"푸흣."
어제 밤이 떠올랐다.
바닷바람이 살짝 불어오던 순간, 그녀의 눈빛, 그리고…
첫키스.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나는 괜히 머리를 긁적이며 혼잣말했다.
"아, 진짜… 뭐야, 갑자기 왜 그런 건데."
그때의 감각이 아직도 생생했다. 부드러웠던 입술, 조용히 들리던 파도 소리, 심장이 터질 것 같던 순간까지.
다시 떠올리자 어쩐지 웃음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허탈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미쳤나 봐."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미친 감정이 나쁘지 않았다.
"오빠, 오늘 왜 이렇게 실실 웃어요?"
놀이동산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날 보자마자 눈을 찌푸렸다.
나는 당황해서 헛기침을 했다.
"아, 아니야. 그런 거."
"설마…"
그녀는 갑자기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 되더니, 내 앞에 성큼 다가왔다.
"어제 생각하고 있었죠?"
그 말에 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아, 아니야!"
"오빠, 진짜 못 속인다."
그녀는 내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피식 웃었다.
나는 괜히 다른 곳을 바라보며 얼버무렸다.
"그냥… 어제 좀… 그러니까…"
"응, 어제 좀?"
그녀가 기대하듯 고개를 기울였다.
나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음을 직감하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 생각나서."
그녀의 표정이 순간 멈췄다.
나도 놀랐다. 막상 말하고 나니 더 부끄러워졌다. 얼굴이 점점 더 뜨거워졌다.
그런데 그녀가 천천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그 짧은 한마디에 심장이 또 요동쳤다.
이 감정이 사랑일까? 아니면 그저 첫키스의 여운일까?
하지만 지금, 그녀가 내 앞에서 웃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퇴근 후, 그녀와 함께 어두운 길을 걸었다.
놀이동산의 불빛이 저 멀리 반짝이고 있었다.
"오늘도 고생했어요, 오빠."
그녀가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는 피곤한 몸을 가볍게 풀며 웃었다.
"너도 수고했어."
그녀는 조용히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내 옷자락을 잡았다.
그 순간, 나는 심장이 또다시 크게 뛰는 걸 느꼈다.
"오빠."
그녀가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지만, 그녀가 먼저 움직였다.
그녀는 천천히 발을 들고, 조심스럽게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입술이 닿았다.
이번에는 바닷바람도, 파도 소리도 없었다.
그저 조용한 밤거리에서, 우리 둘만 남겨진 것 같았다.
짧았지만, 따뜻한 입맞춤이었다.
그녀가 천천히 떨어지며 웃었다.
"좋은 꿈 꿔요, 오빠."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가볍게 손을 흔들고 먼저 걸어갔다.
나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이제는 말해야겠는데."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머뭇거릴 수는 없었다.
첫키스도, 두 번째 키스도 그녀가 먼저 했다.
다음은 내가 할 차례였다.
"그래. 고백하자."
나는 그렇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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