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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녀는 복잡한 감정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부모님이 주선해준 선자리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상대방은 예의 바르고, 말투도 부드러웠으며, 직업도 안정적이었다.
부모님은
"이제는 좋은 사람 만나서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니?"
라고 몇 번이고 강조하셨다.
그래서 그냥, 순리대로 한 번 만나보려고 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오빠.
그녀는 가끔 멍하니 창밖을 보다가, 문득 오빠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떠오르곤 했다.
놀이동산에서 함께 일하며 웃고 떠들던 날들.
퇴근길에 나란히 걸으며 나눴던 대화들.
서로에게 스며들 듯 가까워졌던 순간들.
그러다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오빠와는 헤어졌고, 그녀는 부모님의 권유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이게 맞는 걸까?
친한 친구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래서, 부모님이 소개해준 사람은 어때?"
카페 창가에 앉아 커피를 저으며 친구의 질문에 조용히 대답을 망설였다.
"괜찮아… 성격도 나쁘지 않고, 배려도 있고, 직업도 안정적이고."
친구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근데?"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모르겠어. 계속 생각나."
"누가?"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오빠…"
친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럴 줄 알았어. 그럼, 네 마음은 정해진 거 아니야?"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게… 부모님께서 너무 기대하셔서. 너무 좋은 자리라고 하시고, 잘 만나보라고 하시고…"
친구는 커피잔을 내려놓고 단호하게 말했다.
"부모님이 원하시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너 마음이 중요하지 않아?"
그녀는 말없이 손가락으로 머그잔을 만지작거렸다.
그랬다면 좋았을까.
그녀는 결코 부모님의 기대를 쉽게 저버릴 수 없는 성격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선을 본 상대방도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어도, 마음이 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모르겠어."
한편, 나는 그녀의 집 근처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그녀와 선을 봤던 남자가 함께 있는 걸 보았다.
그녀는 밝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음이 복잡해졌다.
내가 다가가야 할까? 아니면, 그냥 지켜봐야 할까?
요즘 나는 그녀와 다시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녀가 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그녀가 고민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녀를 지켜봤기에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지금 웃고 있지만, 그 웃음 속에 망설임과 고민이 담겨 있다는 걸.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그날 밤, 나는 결국 고민 끝에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주말에 잠깐 볼 수 있을까?
잠시 후, 답장이 왔다.
- 응, 어디서 볼까?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답장을 보냈다.
- 우리 예전에 자주 가던 곳, 거기서 보자.
- 응, 그럼 주말에 봐."
그녀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까?
나는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그녀에게 다가가기로 마음먹었다.
주말, 나는 그녀를 만날 생각에 조금은 긴장하면서도 설렘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와 대화하며, 그녀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녀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내게 다가오는 그런 순간을 기다리며, 나는 주말을 기다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