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5일, JTBC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담 인터뷰를 방영했습니다.

대통령께서 이야기하신 내용 중에 눈에 띄는 대목은 다음 부분이었습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전세계적 현상이며,

적어도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나라들 가운데서는 가격 상승폭이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

대담의 진행을 맡은 손석희씨가 그 근거에 대해 묻자

"실제 통계가 있다. OECD에서 발표한다. 국제 통계 보면 확인이 된다"고 답변하였습니다.

그래서 OECD Statistics에 들어가서 확인해봤습니다.

2017년 2분기부터 2021년 4분기까지 우리 나라 주택 가격 상승률이 +17.8%로 되어있더군요.

중앙일보에 따르면

OECD Statistics에 반영되는 각국 부동산 통계는 국가별로 기준이 다르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는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가격 동향 자료가 활용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부동산원 통계 뷰어에서도 확인해봤더니

2017년 2분기부터 2021년 4분기까지 전국 주택 가격 상승률이 +17.8%로 되어있습니다.

즉, 중앙일보 지적대로

OECD Statistics에 반영된 우리 나라 주택 가격은 한국부동산원 데이터를 반영한 것이 맞습니다.

OECD에 제출된 한국부동산원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우리 나라 부동산 상승폭이 OECD 국가들과 비교해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고 한 것이죠.

그러나 한국부동산원의 데이터가 정확한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하는 지적들이

그동안 국회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도 언급된 바 있습니다.

정말 5년여 동안 우리 나라 집값이 +17.8%만 올랐다고 보시는 분이 계신가요?

한국부동산원의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서울 집값은 +20.0% 오른 것으로 되어있는데

정말 그렇게 보시는 분이 계신가요?

5년여 동안 우리 나라 집값이 +17.8%만 올라서 상승폭이 세계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는

문재인 대통령님의 현실 인식에 다시 한번 크게 실망합니다.

그리고 대통령님의 "우리 나라 부동산 상승폭은 낮은 편이다" 라는 발언을 철석같이 믿어서

"사실은 우리 나라 집값이 별로 오른게 아닌데

개돼지와 바보들이 언론과 친일당에 농락당했다"는 댓글을 보고 아연실색했습니다.

누가 개돼지이고 바보인지 굳이 적시하고 싶지는 않지만

스스로 "현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왜 세계적으로 올랐느냐. 코로나 시기 많은 재정들이 풀리면서 당연히 유동성이 아주 풍부해지고

저금리에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하게 되는 영끌 이런 거 때문에 부동산 수요가 늘어났다"고도 하셨는데

COVID19가 퍼지기전인 2018~19년에도 이미 부동산은 적잖이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다주택자 양도세 규제가 시작된 이후에요.

2006년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규제하고 폭등했는데 그 우를 다시 2018년에 범했다는 이야기입니다.

2018년 통화량 증가율이 그리 높지 않았는데도 집값이 폭등한건

오로지 "정책 실패" 외에는 원인을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그걸(부동산 가격 상승) 가지고 면피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지만

면피를 하신 겁니다.

잘못했다는 사과에 이런저런 핑계가 붙으면 그 사과는 진정성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끝까지 실망스럽고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