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동산 가격이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수요자로서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수요자로서 임차인은 가격의 하락을, 매수자는 가격의 상승을, 다주택자는 수익의 실현을,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대다수 수요자와는 다릅니다. 

당국으로서는 물가상승률만큼의 안정적 가격기반하에 임차시장의 안정,그리고 적은 주거비용을 통한 소비여력 향상, 소득과 자산이 부족한 하위주거층에는 주거복지의 실현입니다.

물론 이상적인 주택시장이고 당연히 달성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건 보수정권이던 진보정권이던 양쪽 모두이 이상향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의 상승추세에서는 보수도 당연히 규제정책을 내놓으며, 하락추세에서는 진보정권에서도 부양책을 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부동산은 폭등보다 폭락이 국가경제에 해로운 요소이며, 이의 증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와 일본의 장기불황입니다.)

다만 모두를 위한 이상향은 당연히 달성이 불가능하고, 어느 한쪽에 좀 더 무게중심을 담아서 정책방향을 결정합니다. 정책 또는 규제는 시장에 대한 인위적 개입이므로 장점이 있으면 반대급부로 부작용도 발생합니다. 미국식 시장에 기반을 둔 주택정책의 경우, 자가소유를 통한 안정적 주택시장을 방향성으로 두었으나 과다 부채로 인한 가격 급등락이 경제를 흔들었으며, 하위주거층의 복지에 좀 더 방점을 둔 북유럽의 경우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폭등, 그리고 공공임대주거지역의 슬럼화가 장기적 약점으로 도출되었으며, 자가소유는 40%미만에 민간임대차 시장에 안정을 둔 독일도 주택공급 부족과 임대료 폭등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극심해졌습니다.

한국도 주택시장의 모델을 설정할 때, 정권의 방향에 따라 다르지만 결국은 선진국 중에 당시에 그리고 트렌드로써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국가의 모델을 한국식 주택시장에 차용하려고 합니다. 그 의미는 정책 당국 입장에서 보았을때, 자가소유/민간임대/공공임대의 비율의 이상향을 어느정도는 설정하고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의 주거점유형태의 비율을 본다면 통상 자가점유 60%, 민간임대 30-35%, 공공임대 5-10%입니다. 다만 김수현 수석의 경우  공공임대 비율의 상향을 통해 주거복지 강화를 방향성으로 두었다고 보면 됩니다.

현 정권 부동산 시장의 원흉이라고 꼽히는 김수현 수석의 경우, 세간에 알려진만큼 작위적으로 주택정책과 조세정책을 설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김수현 수석의 저서 주택시장의 쟁점과 원칙, 부동산은 끝났다, 꿈의 주택정책을 찾아서를 보면, 김수현 수석의 경우 한국의 구매력 수준으로 보았을때 자가소유 60% 초과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았으며, 그렇다면 개인의 주거권의 관점에서 볼때 최대 공공임대 비율을 20% 까지 끌어올리고 공공임대주택이 갖춰지기전까지는 민간임대를 활용하되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한 안정적 임대차시장을 징검다리로 활용하려고 하였고 그 방향성은 호불호는 있을지언정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보유세의 강화 관점도 선진국 미국이나 유럽을 모델로 삼아 보유세 강화, 거래세 축소를 통해 총 부동산 조세/gdp 비율은 유지하는 합리적 방향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오래전부터 전문가들과 시장참여자들을 통해 이뤄왔다고 본인은 생각하였습니다. 다만, 개발이익의 환수라는 측면에서 용적율의 상향은 도시계획상에 정해져있는바, 이를 변경시 개인의 사유화는 공공으로 환수하며 개발을 장려할 수 있다는 조금 무리한 이상향을 설정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그에 따른 정책이 2.4대책과 같은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이었죠. 그리고 주택시장의 수급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유동성이 주택가격 변동에 더 큰 요소라고 김수현 수석은 보았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부동산 수급의 불균형은 공급의 기간이 길기에 수급미스매칭은 항상 발생한다는 걸 알면서도, 이를 유동성 제어를 통해 수요축소로 대응을 하려 했다는 점, 그리고 개발이익의 공공환수 의식이 너무 강함에 따라 개발사업의 억제에 따른 미래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현시점에 프라이싱되어 단기 가격 폭등 결과로 도출되었던 점이었습니다. 또한 보유세 정책의 효과는 광범위하게 발생하며, 다주택의 억제와 가격 상승 억제라는 목적으로 종부세 강화를 하였기에 보유세 비용보다 기대수익이 적은 지방과 수도권의 양극화, 그리고 수도권 외곽, 서울 외곽, 서울 핵심지, 서울 강남의 가격 차별화를 발생시킨 점이었습니다.(똘똘한 한채는 보유세 강화의 필연적 부작용이었습니다)

그가 꿈꾸었던 주택정책의 방향은 이상적이었으며, 개인의 주거권에 대한 따뜻한 관점을 현실화시키려 하였고, 민간임대사업자의 장점을 분명히 인식하였으며, 보다 나은 미래 한국 주택시장을 꿈꾸었습니다. 정책 타이밍이 실기한 측면과 부동산 가격을 타겟으로 한 정책의 부작용, 공급의 억제, 가격의 폭등은 분명히 실책으로 남겠으나 그 의도조차 중산층의 박살과 민주당만을 위한 정책은 아니었다고 제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정책자는 결과로 평가받는 것은 당연하나 그 의도조차 폄훼받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너무 많습니다. 투자자가 아닌 당국자 입장을 위한 변명을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