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총재가 외국계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투자환경 최적화와 재정 지원을 강조했다.
최근 테슬라, 애플 등을 비롯한 미국 기업에 대한 현장 압박과 규제 강화 움직임과는 상반되는 발언이다.

18일 중국 증권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판공성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외자금융기관 및 기업을 초청해 심포지엄을 주재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JP모건, HSBC, BNP파리바, UBS증권, 미쓰비시 UFJ 은행, 테슬라, 바스프, 슈나이더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판 총재는 이 자리에서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활용하는 것이 높은 수준의 개방을 촉진하고 개방형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정책을 개선하고, 시장 지향적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참석 기업 대표들은 "중국 내 사업 발전 상황을 소개하는 한편, 최근 몇 년간 중국 금융산업이 꾸준히 개방되고 있다"면서 "또한 대외무역이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으며, 관련 정책이 개선되고 비즈니스 환경이 최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무원은 지난달 외자 기업의 중국 내 투자 지역을 내륙으로 넓히고, 외국인 투자 채널도 다변화할 것이란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앞선 3월 리창 총리는 해외 기업 관계자들에게 "글로벌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확고하게 개방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가 서열 2인자인 리 총리부터 인민은행 총재까지 나서 대외 개방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 들어 감소세를 보이는 외국인 투자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을 향한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약 1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1% 감소했다.
특히 최근 헝다, 비구이위안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파산 위기로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적극적인 진입과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 외신은 "해외 무역과 투자를 되살리기 위한 중국 당국의 새로운 노력의 신호"라면서 "앞으로 외국인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외국인 투자 친화적인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규제 모호성에 대한 우려와 서방과의 긴장으로 중국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는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대다수 미국 기업의 3대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25년 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중국의 개방 움직임이 실제 현장에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이 처벌을 강화한 개정 반간첩법 시행 이후 미국 전기차 테슬라에 대한 통제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전기차 충전소에서 테슬라 차량을 충전이 제지를 받는가 하면, 고가도로 진입을 공안이 막는 경우도 발생했다.
전 공안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반간첩법 강화 이후 자동화 수준이 높은 아이폰과 테슬라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의 입장에서는 이들 기기의 통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앙정부 기관 공직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