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편적인 인터넷 생리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 익명성이 짙다 등을 떠올리시나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는 생태 메커니즘은 '빠가 까를 만든다' 입니다.

어떤 인물, 어떤 집단이라도 과하게 빨면 필연적으로 까가 생깁니다. 예시는 무궁무진합니다.

왕년의 잘 나가던 축구팀 맨유, 바르샤를 비롯해서

롤에서 적수가 없었던 무적함대 T1,

국민 축구 영웅 박지성에 현 세대 대한민국 축구 스타 손흥민,

심지어 만국의 성인 예수 그리고 그의 부역자들까지.

도덕적으로 무결하더라도 빠는 정도가 강하면 반대 급부로 까는 정도도 강해집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짙어지는 것처럼 이는 도덕이나 정치 등 주관성이 강한 가치 판단 현상이 아닙니다.

마치 비와 바람같은 자연 현상입니다. 가치 개입이 불가능하고 그로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어요.

뽐뿌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저는 가입한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제가 가입한 이래로부터 뽐뿌 정자게는 쭉 친여당이였습니다.

친여당인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비판의 목소리를 원천 차단하려는 일부 강성 세력들의 세가 아주 강했죠.

이건 제가 고 박 시장 자살 사건 당시 작성한 글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딱히 그를 비아냥하거나 조롱의 어조로 쓴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현상의 분석이었습니다만,

댓글들을 쭉 내려보시면 글에 대한 피드백 없이 [다른 의견] 만을 남기는 댓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다른 의견] 기능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본인의 포인트 1을 소모하여 상대방의 포인트 1을 내리는 겁니다.

게임으로 치면 HP 1을 소모해서 상대방의 HP 1을 소진시키는 것이죠.

이 때문일까요? 공격적으로 [다른 의견] 을 활용하려면, 보다 많은 [다른 의견] 을 활용하기 위해선 두 가지 필요 조건이 있습니다.

1. 많은 포인트 (체력)

2. 본인 생각에 동조하는 타인

두 가지 조건의 공통점을 눈치채셨나요?

[다른 의견] 으로 장악에 가까운 여론 통제는 어느 '개인' 으로는 불가능합니다.

1.체력을 늘리기 위해선 본인이 많은 추천을 받아야 하고 추천은 본인의 의지가 개입될 수 없이 온전히 타인이 해주며

2. 다른 의견은 개인 혼자선 딱 1만 활용할 수 있기에 최대한 일률적 사상을 지닌 군세가 있어야 더욱 위력이 발휘됩니다.

저는 그들이 흔히 말해 당직자를 위시한 정치 공작의 끄나풀이라고 까지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적어도 그들이 뽐뿌라는 사이트에서 [다른 의견] 이라는 기능을 활용해 여론을 장악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끔 하려 했다는 것에 대해선 감히 확신할 수 있습니다.

폭설과도 같은 [다른 의견] 의 눈보라가 몰아쳐 눈 덮인 정자게엔 불만이 항시 가득했습니다.

이름부터가 '민주' 당, 여당의 지지자들인데 행보가 전혀 민주적이지 않았기에 점차 갈라파고스화 되었죠.

정자게 뿐만 아니라 그와 숙적 포지션을 갖게된 부동산 포럼을 비롯해서 자유게시판, 증권포럼, 각 세대별 포럼,

심지어 뽐게까지 정자게의 '악명' 이 공고해진거죠.

하지만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옵니다.

마치 이번 보궐 선거 민주당의 슬로건처럼요.

아무리 체력이 많고 아무리 커뮤니티 활용 시간이 남들에 비해 월등하여도,

어떻게든 비판의 목소리를 전향자와 반대 세력으로 몰아 인퀴지터마냥 사냥하여 화형시켜도,

결국 리얼 월드를 위시한 현실의 여당이 패퇴하면 아무 의미 없게 됩니다.

그 패배엔 이른바 '광신도' 나 '훌리건' 과 같은 행위로 인해 반감을 짙게 산 책임이 있다는 것을 지지자들은 알까요?

지금의 정자게도 싸움은 여전합니다.

뭐 아직도 누구는 머리가 깨졌니 누구는 벌레니 하죠.

하지만 정치는 원래 싸움이니 놀랄 것도 없으며,

그리고 거대한 세력으로 인해 아주 극히 일부의 메세지만이 정자게에 통용되는 상황이 이제는 아닙니다.

한 마디로 '건전' 해졌습니다.

뽐뿌 사용자로서 정말 뭐랄까,

기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