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게에는 글을 한번도 쓰지 않았으나 이 이슈에 소시오패스니 선을 넘었느니 하는 글들이 보여 한자 적습니다.

핫게글에 리플도 달았으나 많은 사람들의 답에 같은 답을 하는 것 보단 하나의 글을 쓰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여 글을 쓰니, 누구 편이냐 아니냐를 떠나 위 두 감정이 그 상황에서 공존이 가능한 이야기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쓴 이유.

정확하게 동일한 상황은 아니어서 공감이 될지 모르겠으나, 저는 고 전태일 열사의 죽음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는 그동안 몰랐던 아니면 모른체 하고 있던 사회의 민낯이 겉으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향한 추모와 미안함의 물살이 퍼지고 퍼져나가 딱딱학 굳어있던 사람의 마음을 녹여냈습니다. 그리고 드러나지 않았던 악행과 자급한 욕망의 고리들이 겉으로 올라오게 되었구요. 열사의 죽음은 그 뒤에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법의 개정이라는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한사람의 죽음이란 극단적인 아픔이 사회를 바꿔 냈으니,

그의 덕에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열사의 동상 앞에 서면 고마운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공존하죠.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은 열사와는 달리 의도된 죽음은 아닙니다. 사고였고 어설픈 대응과 편협한 욕망의 늑장대응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갔죠.

그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은 가슴 아파했습니다. 모두 구조되었다는 보도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현장의 노고에 감사했죠. 그러나 그것이 거짓이고 쇼의 하나라는 것을 알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습니다. 무엇이 아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는가. 그건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그의 무능함 그리고 극적 구조라는 정치적 욕망이 빚은 참사라는 것을 알았을때 사람들의 분노는 한곳으로 모이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의 존재가 만천하에 알려졌지요. 

그렇게 아이들의 죽음과 저열한 욕망이 사람들로 하여금 정의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하였으며 대한민국의 정치가, 사회가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그 아이들 앞에 서면 전태일 열사의 죽음과 같이 미안함과 고마움이 공존할 수 있는 겁니다. 

아이들의 생명에 빚을 지었으니까요.

정치인으로서 비선실세를 밝혀내고 저급한 정치와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었다면 아이들의 죽음이 일어나 지 않을 수 있었을 테니까요. 

한낱 정치와 아무 관련 없는 일개 시민도 아이들의 죽음에 미안하고 고마움이 있는 데 정치인이 그걸 말한다 해서 그 고마움이 권력을 갖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저급함은 결국 위에서 언급한 저열하고 비겁한 욕망가 궤를 같이하는 해석이 아닌가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