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제이 호건 감독이 연출한 1994년 작 <뮤리엘의 웨딩>은 무려 27년만의 리마스터링된 재개봉 작품이자 토니 콜렛의 주연작입니다.

호주 작은 도시인 포포이즈 스핏이라곳에서 살아가는 뮤리엘은 친구 결혼식 날 부케를 받지만 다른 남친 있는 친구에게 주라고 강요받는 등 친구들은 물론 가족, 특히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자 평생의 꿈인 멋진 결혼과 결혼식을 꿈꾸는 여성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아버지의 수표를 훔쳐 친구의 신혼여행을 몰래 따라간 뮤리엘은 그 곳에서 고등학교 친구였던 론다를 만나게 되고 둘은 시드니로 떠나 생활을 하게 됩니다.

비디오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된 뮤리엘은 한 남자에게 난생 처음 데이트 신청을 받고 론다와 함께 더블데이트를 즐기게 됩니다. 새로운 정체성을 위해 뮤리엘은 이름을 마리엘로 바꾸기도 합니다. 그러던 와중 론다가 갑자기 쓰러지게 되고 종양이 발견된 론다는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슬픔도 잠시 마리엘(뮤리엘)은 수영선수와 계약 결혼을 하면서도 자신이 꿈꾸는 멋진 결혼식을 눈앞에 두게 됩니다.

1부 부케, 2부 신부의 도시, 3부 뮤리엘의 결혼. 이렇게 3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영화는 90년대 브리짓 존스 다이어리와도 같은 작품으로 보입니다. 당시 엄청난 흥행을 했다고 들었는데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여러 부분의 가치관의 영향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마 그 만큼의 흥행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 캐릭터에 이렇게 감정이입이 되기 힘든 작품도 드물것 같습니다. 그것은 외적인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시종일관 거짓말을 일삼는 모습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중반부까지 그런 그녀의 모습을 이해하려고 꽤나 노력해 봤지만 그녀의 행동을 응원하긴 조금 힘들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리엘을 연기하는 토니 콜렛의 연기는 이미 20대 초반이었던 당시에도 엄청나더라고요. 어찌 보면 밉상 캐릭터를 얼마나 소화를 잘 하는지. 아마도 호주에서 만들어졌던 이 작품을 통해 할리우드로 진출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연출자인 피 제이 호건 또한 할리우드로 진출해 비슷한 몇 작품을 만들기도 했는데 타율이 반반 정도는 되는 것 같더라고요. 개봉 당시에 흥행에 대한 소문만 듣고 이번 기회에 디지털로 보게 되었는데 필름으로 극장에서 봤다면 또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