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이시 코지 감독이 연출한 <미사의 이중생활>은 남다른 성적 취향을 깨닫게 되는 한 아이돌 가수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여성 프로레슬러를 하다가 지하 아이돌 세계로 눈을 돌리고 활동하는 미사. 활동명인 '미사 더 킬러'로 조금 과격한 음악을 합니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후 사인회엔 아무도 그녀를 찾아오지 않습니다. 인기 있는 동료 아이돌을 괴롭히는 팬을 보자 미사는 레슬링 기술로 팬을 폭행하고 클럽하우스에선 그녀에게 더 이상 공연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그녀의 모습을 몰래 본 H클럽 매니저인 츠바키는 그녀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합니다.

다음 날, 반신반의 하면서 공연의 기회를 얻으려고 H클럽을 찾아간 미사는 자신과 다른 세계를 보게 됩니다. 알고 보니 이곳을 변태성욕 클럽이었고 츠바키는 미사의 숨겨진 재능(?)을 알아채고 이곳의 여왕으로 키워보려고 합니다. 미사는 처음엔 거부하지만 여왕인 카논의 수업(?)을 한 번 경험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연수(?)에 들어갑니다. 단, 지하 아이돌 생활을 같이 할 수 있게 마스크를 쓰고 클럽 생활을 시작합니다.

카논에게 길들여지면서 스스로도 변태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미사는 활동명으로 '아이언'이라는 이름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카논은 클럽에 나오지 않고 아이언은 여왕으로 승승장구합니다.

일명 헨타이(H)라고 불리는 변태성욕자들의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비교적 가벼운 톤의 연출을 지향하고 있지만 후반부의 어떤 배우의 일설로 어떤 가치를 말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굉장히 강한 수위가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데 아마 이런 장면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관객도 있을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터지는 유머들이 꽤나 유쾌해서 그런 불편함을 잊게 해주기도 합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주인공 미사를 팔로우하면서 촬영을 하는 여성이 있습니다. 고정 카메라가 아니라서 리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촬영자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도 그러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부천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작품이 과연 개봉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경험했다는 점이 개인적인 수확이라고 생각됩니다. 감독의 전작들이 대부분 공포영화라는데 그 작품들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