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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라하라 코레요시 감독이 연출한 1967년 작 <사랑의 갈증>은 1950년에 발표된 미시마 유키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남편이 죽은 뒤 그의 가족과 여전히 같이 살고 있는 에츠코(아사오카 루리코)는 시아버지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첫째 아들과 이혼한 둘째 딸은 두 아이를 데리고 이 집안에 들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에츠코는 정원사로 일하는 사부로에게 묘한 감정이 느끼고 사부로 또한 에츠코에게 흑심을 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녀로 일하는 미요가 임신을 하게 되고 아이의 아빠가 사부로라는 것을 알게 된 에츠코는 분노와 동시에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에츠코는 묘수를 써 미요를 낙태시키고 심지어 집밖으로 그녀를 쫓아냅니다. 그리고 미요와의 혼인 허락을 위해 고향에 다녀온 사부로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려던 와중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본 60년대 일본영화 중 아마 가장 실험적이고 이상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에츠코라는 캐릭터는 여러모로 흥미가 있고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동경이야기>의 하라 세츠코 캐릭터와는 전혀 상반되는 인물이기도 한 이 캐릭터는 '집착'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유니크하게 표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사부로와의 관계에서의 고민이 계급에서만 꼭 오는 것이 아니라 극강의 욕망, 그러니까 남편을 잃은 후 누구에게도 뺏기기 싫은 소유의 욕망에서 비롯된 이 감정은 이를 연기하는 아사오카 루리코의 모습으로 구현됩니다.
식탁의 직부감샷, 그리고 줌아웃 후 두 인물의 대화를 큰 자막으로 표현하거나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의 내레이션 등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이 콘셉트는 어쩌면 이 작품의 색깔과 딱 맞아떨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테크닉적으론 그 시대를 감안하더라도 좀 아쉬운 부분이 많긴 했습니다.
50,60년대 나루세 미키오 영화 등에서 독립적인 여성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작품에서의 에츠코는 전혀 다른 색깔의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이 캐릭터 하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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