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커 카탁 감독이 연출한 <티쳐스 라운지>는 잘못된 상활을 올바르게 잡으려는 한 교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새로 부임한 교사 카를라는 자신의 반에서 도난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게 됩니다. 다른 교사들과 함께 범인을 잡으려고 하지만 다른 교사들이 옳지 않은 방법으로 일을 해결하려 하자 썩 맘에 들어 하지 않습니다. 한편 탕비실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저금통에 자율적으로 돈을 넣는 교사들과는 달리 어떤 교사가 그 돈을 훔쳐가는 것을 카를라는 목격하게 됩니다.

카를라는 반에서 벌어지는 도난 사건도 아마 아이들의 행동이 아니라 그 교사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일종 덫을 놓게 됩니다. 노트북의 캠을 켜놓고 지갑이 든 외투를 자신의 의자에 걸어둔 것이죠. 자리를 비우고 돌아오니 지갑 속의 돈은 사라지고 카메라엔 한 여성의 팔이 보입니다.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있는 그 팔의 모습을 확인한 카를라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사과를 받으려고 하지만 오히려 상대는 화를 내게 되고 일은 예상과는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카를라가 오히려 교내에서 위기를 맞게 됩니다.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모든 사건이 벌어지는 이 작품은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낳지 않는다' 그리고 '결과를 위한 좋지 않은 수단은 좋은 의도일 수 없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작품입니다. 카를라는 동료 교사들이 아이들을 추궁하는 방식에 대해 큰 반감을 가집니다. 그 방법은 누가 보더라도 옳지 않죠. 그 교사들은 이것이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이라 일갈합니다.

이후 카를라는 지목을 당한 이민자 아이가 결백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아이와 다른 학생들이 결백하다는 것을 나름 증명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옳지 못했죠. 그리고 그 방법을 통해 지목받은 누군가는 자신의 반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아이는 다른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티쳐스 라운지>는 한 개인이 어떻게 견고한 시스템에 대항하는지를 보여주지만 역시 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마녀사냥 혹은 가짜뉴스가 한 개인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도 보여주고요.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 존재하는 작품이지만 선악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는 인간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훌륭하게 표현하는 작품입니다. 수년전 황금종려상을 받은 <클래스>라는 프랑스 작품과 비교해서 봐도 좋을 작품인데 특히 화해의 엔딩씬이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