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포럼 입니다.

리슬 타미 감독이 연출한 <리스펙트>는 3년 전 세상을 떠난 소울 오브 퀸, 아레사 프랭클린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제 10살을 갓 넘긴 소녀 리(아레사)는 노래에 천부적인 자질이 있습니다. 목사인 아버지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리에게 노래를 시키곤 하죠. 집 안에서도 사람들을 불러 모임을 갖고 했던 아버지는 어머니와는 함께 살지 못하고 리는 엄마를 그리워하며 한 달에 두어 번만 만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서 모임을 갖던 아버지와 그의 지인들 가운데 한 청년이 리의 방에 들어옵니다...

몇 년이 지나고 지역(디트로이트)에서 이미 엄청난 노래 실력으로 베리 고디가 사장으로 있는 모타운에서 그녀를 스카우트 해가려 하지만 아버지의 간섭으로 인해 뉴욕으로 가 콜롬비아사와 계약을 맺게 됩니다. 하지만 엄청난 노래실력에 비해 히트곡을 내지 못한 아레사는 콜롬비아와 계약이 만료된 후 남편이자 매니저와 함께 다른 음반사와 계약하고 자신의 음악세계와 딱 맞아 떨어지는 밴드를 만나고 승승장구를 합니다.

엄청난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선 비교적 덜 알려진 아레사 프랭클린을 처음 마주했던 건 이 영화에서도 등장하지만 'respect'라는 곡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오티스 레딩의 곡인데 그녀가 편곡으로 해서 더 유명해진 이 곡은 더 이상 오티스 레딩의 곡보단 아레사의 곡으로 유명합니다.

아버지와 첫 남편에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더불어 어머니와 가깝게 지냈던 킹 목사의 죽음으로 인한 슬럼프와 알코올 중독은 원래 그녀의 본류였던 가스펠로 다시 돌아가면서 극복하게 됩니다. 제작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 녹음되고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이 앨범은 그녀가 출시한 앨범 중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재작년에 국내에서도 <어메이징 그레이스>라는 제목으로 개봉되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불우한 삶은 아버지와 남편 이전의 강간으로 인한 임신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영화에선 은유적인 표현에 그쳤지만 그녀의 실제 삶은 그 어린 나이에 아픈 기억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통해 그녀의 가스펠송들은 여러 번 들어보게 되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respect'를 제외한 다른 곡들도 알게 되었네요. 아레사를 연기한 제니퍼 허드슨은 이미 <드림걸즈>를 통해 어마 무시한 가창력을 보여줬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아레사와 비슷한 음색을 만들기 위해 굉장히 노력을 한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아레사의 음악과 드라마틱한 인생이 담긴 이야기이지만 구성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좀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시간 때를 교차로 편집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그 효과가 제대로 살지 못했던 것 같고 불필요한 부분도 좀 편집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남는 엄청난 가수의 인생과 음악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녀의 음악을 다시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