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린 후 부터 계속해서 역사의식이 강한 영화로 어필 해왔죠. 

대체 어떻게 만들길레 저 정도로 애국심 마케팅을 하는 건 지, 기대반 걱정반이었습니다. 

여지껏 애국심 팔이 영화가 없던 것도 아니고 알면서도 보는 거죠. 저 역시 그랬고... 

그런데 군함도는  지나칠 정도로 강하게 애국심 마케팅을 했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한국인이면 군함도에 대해서 꼭 알아야 한다. = 니들이 한국인이면 이 영화를 봐야지 애국자다. 

로 느껴지는 군요. 

최근 일제시대를 다룬 대작. 밀정, 암살만 해도. 

솔까 애국심 팔이 영화에 속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군함도 처럼 저 정도로 애국심 팔이 마케팅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군함도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절대 영화로 역사를 알려 하지 마시고, 다큐나 책을 보세요. 차라리 구글링을 하던 검색을 하던 하세요. 

이 영화보고 가슴 아픈건 상술에 기댄 감성팔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앞서 감독이 주장해왔던 그런 아픔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군함도의 아픈 역사를 알게 되면 그 딴 감성팔이보다 더 분노하고 더 가슴이 먹먹할 겁니다. 

애국심 팔이 영화까지는 저도 좋아합니다. 다만, 그 영화를 팔기 위해서 도를 넘은 애국심 마케팅은 진짜 아닌 것 같습니다. 

마치 이 영화가 대단한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고, 이 영화를 봄으로써 군함도의 아픈 과거를 알게 될 것 처럼 말해놓고 

막상 영화를 보면, 여름! 방학시즌! 온 국민이 좋아할 액션 대 탈출극! 이 나오냔 말입니다. 

철저한 고증도 필요없고 역사의식이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마케팅을 했다면 이런 실망감은 없었을 겁니다. 

* 류승완 감독. 

베테랑 이 전까지는 자기 색이 강한 감독이었죠. 뭐, 베테랑에서 너무 상업적으로 바뀐거 아니냐는 말이 있었지만...(뭐, 이전에도 상업적으로 훌륭한 감독이긴 했습니다;)

아라한 장풍대작전 처럼 쿨하고 만화적인 감각도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군함도에서의 류승완은 이게 류승완의 작품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온갖 상업적 요소를 다 가져다 뿌려놨네요. 감독의 색이라고는 없고 관객이 좋아할만한 잘 팔릴만한 영화를 찍어 놨습니다. 문제는 그런 잘 팔릴만한 요소들은 너무 많이 봐와서 식상하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