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伊서 ‘공존의 미래’展
2030년까지의 디자인 지향점 제시
제품 본연 기능에 집중하는 본질
고객들의 삶에 변화를 주는 혁신
제품서 사회까지 포용하는 조화
비스포크 등 철학 접목 제품 전시
“디자이너들, AI 비전 현실화 노력”
2005년 4월7일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부름에 주요 사장단이 세계 패션과 디자인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밀라노에 집결했다.
이 선대회장은 “고객은 0.6초 만에 떠난다.
삼성의 디자인은 아직 1.5류”라면서 “짧은 순간에 고객의 마음을 붙잡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고 다그쳤다.
이른바 이 선대회장의 ‘밀라노 선언’이다.
 |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을 맡은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 사장이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 부지에서 열린 ‘공존의 미래’ 전시에서 삼성의 디자인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16일 업계에 따르면 19년이 지난 현재 삼성은 전 세계에 7개의 글로벌 디자인 연구소에서 디자이너만 1500명 이상이 근무하는 디자인 그룹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다시 밀라노에서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추구할 디자인 지향점으로 ‘본질, 혁신, 조화’를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15일(현지시간) 밀라노의 역사적 장소 중 하나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에서 ‘공존의 미래’ 전시를 국내외 미디어에 사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전시는 16∼21일 개최되는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의 장외전시 ‘푸오리 살로네’ 행사의 일환이다.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을 맡은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 사장은 전시에서 “이번에 (제품이 아닌) 디자인으로는 첫 소통으로 ‘2030 디자인’의 방향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1996년 ‘사용자에서 출발해 내일을 담아내는 디자인이라는 철학을 정립했다”며 “이런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본질’을 추구하고 시대상을 반영해 ‘혁신’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세 가지 디자인 방향성을 새로 정립했다”고 덧붙였다.
본질은 제품 본연의 기능과 쓰임에 집중하는 디자인, 혁신은 고객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주는 디자인, 조화는 제품과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조화까지 포용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전시는 5개 구역으로 나뉘어 본질, 혁신, 조화를 표현하는 추상적인 미디어 아트로 꾸며졌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두 공간이다.
앞선 1∼3번째 공간에서 삼성이 디자인으로 고객과 교감하고픈 가치인 행복·사랑 등 5가지 요소가 단계를 거쳐 시각화됐고, 4번째 공간에서 이 요소들은 가상의 세계를 넘어 현실과 서서히 결합한다.
마지막 공간에선 이 같은 디자인 철학을 실제 제품에 접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탈리아의 프리미엄 소재 브랜드인 무티나, 알피의 장인들이 참여해 비스포크 냉장고와 에어드레서 겉면에 공예적인 음양각 패턴의 세라믹과 섬세한 질감을 살린 목재를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전시가 열린 박물관 터의 역사적 의미를 살려 사람과 기술의 공존이란 무엇인지 화두를 던졌다.
박물관 부지는 2차 세계대전 여파로 심하게 훼손돼 과거 수도원이었던 모습을 잃어버렸지만, 역사적 맥락과 현대적 디자인의 공존을 위한 건축 프로젝트로 새롭게 재탄생됐다.
산업 판도가 바뀌는 시대상은 디자인 연구에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는 “디자이너들이 AI(인공지능)를 담은 무엇을 만들지, AI와 함께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면서 AI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인사이트와 기술 발굴에 힘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밀라노=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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