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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 검열과 관련해 각국 정부에 공격적으로 대응하지만, 한편으론 선택적이고 불투명한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엑스는 최근 브라질, 인도, 호주에서 불법적이거나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정부 요구에 맞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대법원이 일부 계정을 차단하라고 명령하자 머스크는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장을 '독재자'라며 공격했다.
호주 정부가 시드니 폭력 영상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차단하라고 요구하자 머스크는 호주의 온라인 안전 담당 국장을 '검열 위원'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머스크는 테슬라 전기차 공장 건설과 관련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는 인도에서는 정부의 요구를 따르는 동시에 관련 내용을 공개하는 등 미묘한 입장을 취했다.
이런 엑스의 대응을 두고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유리한 것만 골라서 취하는 '체리 피킹(cherry picking)'이라고 비판했다.
트위터 정책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일했던 포 코너스 퍼블릭 어페어스의 누 웩슬리는 "머스크가 불분명한 기준에 따라 정부 요구를 공개한다면, 이는 유리한 것만 골라서 취하는 체리 피킹"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어떤 콘텐츠 삭제를 요구할 경우 엑스는 해당 국가가 전기차를 살 것인지를 따져보고 태도를 결정한다는 비판이다.
'체리 피킹'은 어떤 대상에서 좋은 것만 고르는 행위를 통칭하는 용어다.
체리나무에서 잘 익는 체리만 따고, 나머지 체리는 건드리지 않는 행위에서 유래했다.
고객이 특정 상표나 일부 제품만을 골라 구매하는 것을 의미하는 마케팅 용어다.
금융계에서는 가치와 비교해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이나 상품을 골라 투자하거나 특정 펀드에 우량 자산만 골라서 편입하는 행위를, 논리학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근거만을 취사선택하고 불리한 근거를 은닉함으로써 주장을 고수하려는 오류(아전인수격 해석)를 의미한다.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과정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함으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결과 중 좋은 결과만을 취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에서 이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엑스는 머스크 취임 후 정부의 콘텐츠 삭제 요구와 관련해서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머스크 체제에서 엑스가 정부 게시 중단 요청과 관련해서 예전보다 법적 대응을 덜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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