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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돼 있습니다.

달리는 좀비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뒤흔든 '킹덤'이 두 번째 시즌으로 1년 만에 돌아왔다.

김성훈 감독이 시즌1 연출을 맡은 데 이어 시즌2부터는 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넘겨받았다.
김은희 작가가 거침없이 써 내려간 시나리오를 주지훈, 류승룡, 배두나 등 베테랑 배우들이 실감 나게 표현해냈다.

김은희 작가는 최근 진행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감독 박인제)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조씨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왕세자 창의 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조선시대에 창궐한 좀비(생사)라는 신선한 설정과 달리는 생사떼로 K좀비 열풍을 일으키며 잔잔한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시즌 캐릭터 소개를 마친 '킹덤'은 두 번째 시즌에서 드라마를 강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사극 장르의 색채가 강화됐으며, 시즌 3으로 가는 떡밥까지 착실히 깔아놓은 ‘킹덤’의 다음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벌써 높아지고 있다.

이날 인터뷰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여파로 온라인 화상 채팅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하 김은희 작가와 일문일답.

-시즌2 공개 후 시즌1과 연결되는 지점에 관한 반응이 뜨겁다.

머리가 좋아서 계산하며 쓰는 작가는 아니다.
(웃음) 호불호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작가 입장에서 말하자면 최선이었다.
시즌2 집필 전 시즌1이 반응을 참고했다.

- 왜 제목이 ‘킹덤’인가.

결국 계급이 존재하는 왕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좀비와 곁들여 하고 싶었다.
먼저 선보인 웹툰에서는 편집자의 의견을 반영해 제목을 다르게 했지만, 애초부터 원한 제목은 ‘킹덤’이었다.
결국 주인공 이창(주지훈 분)도 혈통에서 벗어날 수 없지 않은가.

- 생사초에 기생충이 알을 낳는 설정은 어떻게 했나.

풀이 존재해 좀비가 생겨났다는 설정을 하면 어떨까 싶었다.
워낙 기생충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됐다.

-코로나19 여파 속 콘텐츠를 공개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힘든 상황이 아닌가. 서비(배두나 분)의 대사처럼 ‘봄이 오면 이 악몽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결국 피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지만, 혜원 조씨도, 이씨도 아닌 다른 피를 가진 자가 왕이 됐는데.

피가 좋은 사람이 왕이 되는 게 아니라, 결국 그 상황에서 적절한 사람이 왕으로 길러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창 등이 상복을 계속 입고 등장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백의민족인 우리가 언제부터 하얀 옷을 입게 됐을까. 많은 아픔을 겪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상복 자체로 캐릭터 내면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좀비를 무찌르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설정을 한 이유는.

좀비를 보면 슬프지 않나. 결국 이웃, 가족이 불태워진다는 슬픔이 느껴진다.
복합적인 감정도 들었다.
김성훈, 박인제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연출해주신 게 아닐까. 좀비 배우들에 감정 이입을 해서인지 연민도 들었다.

-생사초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궁금하다.

서비의 마지막 대사에 ‘생사초는 더 큰 비밀을 가지고 있다’고 썼다.
어떤 이야기를 가진 풀인지, 또 기생충에 얽힌 비밀은 무엇인지 시즌3에서 드러나지 않을까.

-안현대감(허준호 분)의 비밀을 설정한 이유는.

안현다운 마지막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3년 전에 자신이 저지른 죄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존경받는 사람이 아닌가. 그런 자의 희생이 있지 않고 진실을 알리기란 쉽지 않을 거라고 봤다.
더군다나 당하는 사람이 조학주(류승룡 분)처럼 거대 악인이어야 효과가 큰 거라고 봤다.

-중전(김혜준 분)을 그렇게 묘사한 이유는.

조선시대에 존재하는 여성은 입지가 협소하다.
중전은 양반으로, 사대부로, 혜원 조씨로 모든 걸 누리고 살았지만,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무시당한다.
결국 아버지의 권력 도구로 쓰일 수밖에 없었던 어린 여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게다가 조학주의 피를 물려받았다면 똑똑하고 권력욕도 있지 않았을까. 결국, 궁에서 보고 들은 것밖에 없는 중전이 아버지, 오빠를 이기기 위해 아들밖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으리라고 봤다.

-범팔(전석호 분)이 죽지 않고 계속 등장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범팔은 포기도 빠르고 나약한 존재다.
나 같은 인물인가.(웃음) 그런 사람도 성장하고 옳은 선택을 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정작 전석호 본인은 범팔을 빨리 죽여도 된다고 이야기를 해서 고민 중이다.
하하. 끝까지 자기 몫을 했으면 좋겠다.

-시즌2 마지막회 말미, 중요한 역할에 전지현을 캐스팅한 이유는.

여진족 역할인데, 몸을 잘 쓰는 전사 같은 느낌이 있기를 바랐다.
캐스팅 제의 전에 ‘전지현이 안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만약 한다면 가장 적역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제안했다.
흔쾌히 받아주셔서 행복했다.

NC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