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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휩쓴 화가의 인상적인 붓질’ 이페로 개인전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12-02 01:00:00
이페로 작가의 개인전 ‘스와이프 아웃(Swipe Out)’이 서울 용산구 용산동3가에 위치한 라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페로 개인전 전경. 라흰갤러리 제공
지난 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 약 20점을 선보인다.

갤러리에 따르면 이페로 작가는 오랜 기간 그를 괴롭혀온 신체의 통증을 상쇄하기 위해 화폭을 도피처로 삼고, 작업을 통해 바깥의 모든 것으로부터 초탈하기를 염원해왔다.
기존에 작가의 작업은 음식과 밥상, 이를 매개로 성립되는 관계를 주로 탐색하고 있는데, 이는 몸을 건전하게 유지하기를 바랐던 작가가 음식으로 섭생하는 생명의 작용을 이해하고 스스로와 관객에게 ‘치유의 열쇠’를 건네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생명체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생존하고 식욕으로 몸을 일으켜 세운다는 사실에 착안해, ‘생의 본능적인 의지와 욕망’의 대목들을 이와 같은 주제로부터 도출해낸 바 있다.
이페로 개인전 전경. 라흰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그가 꾸준히 다루었던 밥상이나 구미를 자극하는 각종 음식들을 선보인다.
다만 작가의 초점은 달라졌다.
특정 음식과 미각을 시각화거나 욕구와 의지의 기호들을 왕성하게 펼쳐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욕망과 의지의 탑을 쌓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작가는 ‘형체를 지우는 작업’을 통해 이와 같은 섭리를 드러내고자 한다.
가령 작업이 명료한 완성 상태에 이르렀을 때, 그는 돌연 붓질로 화면을 밀어서 지우고 사람이나 동물의 입에 음식을 한가득 물린다.
입을 지우며, 입을 없애는 것으로 표정까지 지워버린다.
전략적으로 차용한 먹거리의 모티프들을 모조리 휩쓸어 버리는 셈이다.
갤러리 측은 “모든 것이 모호해진 가운데에서 삶의 실체가 오히려 더욱 명료하게 보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페로 개인전 전경. 라흰갤러리 제공
여백이 많은 캔버스에 물을 가득 머금은 색채를 얹는 기법이나 빠른 쾌감을 지닌 붓터치, 한지를 중첩하여 화면의 깊이감을 배가하는 것 또한 ‘지우기’의 절차에 힘을 보탠다.
더불어 작가는 무소유를 지향하는 부처의 입에 보석을 물리거나, 순수한 어린이가 강렬한 식욕을 드러내는 모습을 그리기도 하는데, 이처럼 역설적이고 해학적인 기호는 지워지기 전의 형상이 지닌 맹렬한 욕망을 관객이 즉각적으로 파악하게 만든다.
관람은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 일요일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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