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실리콘밸리의 거물 투자자 피터 틸이 투자한 싱가포르 가상화폐 대출업체 볼드가 인출·거래·예치를 중단하고 모라토리엄(채무지불 유예)을 예고했다.
가상화폐 폭락에 따른 도미노 파산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볼드는 4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코인 런(가상화폐 인출 요구) 사태를 막기 위해 자사 플랫폼 내 인출·거래·예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가상화폐시장 급락으로 최근 고객들의 인출 요구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지난달 12일 이후 고객들의 인출 규모는 무려 1억9770만달러(약 2561억원)에 달했다.
볼드는 이날 구조조정과 함께 모라토리엄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확인했다.
이 회사는 "시장의 높은 변동성,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재정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재정적 도전에 직면한 상태"라면서 "모든 옵션을 두고 잠재적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볼드는 앞서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이 설립한 발란벤처스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업계에서도 유망업체로 손꼽혔던 곳이다.
올 들어 한국산 코인인 테라USD와 루나 붕괴로 시작된 가상화폐 급락은 이제 업계 전반의 도미노 유동성 위기로 확대되고 있다.
이달 초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즈캐피털(3AC)은 뉴욕 맨해튼 연방 법원에 ‘챕터 15’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3AC는 테라와 루나의 폭락 사태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스리애로즈에 돈을 물린 가상화폐 거래소 보이저디지털 역시 지난 1일 코인 거래와 인출, 예치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코인대출업체 셀시어스는 지난달 시장 상황을 이유로 고객들의 인출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CNBC는 "시장 붕괴로 수많은 가상화폐 프로젝트, 비즈니스 모델의 결함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