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
외환위기 직전의 2.3배 달해
수입물가 상승·환율 폭등 영향
9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물가가 크게 뛴 탓에 올해 무역적자 규모가 역대 최대인 4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19개월 연속 해당 월의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나쁘지 않은 흐름이지만, 수입 증가 폭이 수출 증가 폭을 크게 웃돌아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2022년 무역수지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무역수지는 480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무역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4년 이래 최대 규모 적자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206억2000만달러)의 2.3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132억7000만달러)의 3.6배에 달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 통계에 의하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8% 증가한 574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비해 수입은 18.6% 늘어난 612억3000만달러로 7개월 연속 600억달러대를 기록하며 수출 증가 폭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지난 4월 24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적자이며, 올해 1∼9월 누적 무역수지는 288억8000만달러 적자다.
이처럼 무역수지가 악화한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수입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 크다.
한경연이 2020년 1분기∼2022년 2분기 무역수지를 분석한 결과, 물량 측면에서는 흑자를 보였음에도 수입단가 상승 폭이 수출단가 상승 폭을 크게 웃돌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입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무역수지는 8억8000만달러 악화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경연은 이런 추정 결과와 올해 3∼4분기 원·달러 환율, 최근 반도체 가격 약세를 반영한 수출입 물가 상승률 등 변수를 토대로 전망한 결과, 올해 하반기 무역수지는 374억5600만달러 적자, 연간으로는 480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올해 무역액(수출액+수입액) 대비 무역적자 비율은 3.3%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7.4%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무역적자 비율은 1.5%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현재의 무역수지 적자는 높은 수입물가에 기인한 바가 커 해외 자원개발 활성화 등 공급망 안정과 해외 유보 기업자산의 국내 환류 유도,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확대 등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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