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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최근 보험사 인수에 나서면서 보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버핏은 보험사의 내부 적립금 개념인 플로트(float·책임준비금)에 큰 매력을 느껴 보험사를 자신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보험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의 ‘워렌 버핏의 손해보험회사 인수 배경 및 의의’ 보고서를 냈다.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의 보험회사 앨러게니를 지난 3월에 약 116억달러(14조8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번 인수는 2016년 항공기 부품업체 프리시전 캐스트파츠를 370억달러(47조34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거래다.

앨러게니는 손해보험을 주력으로 하며 재보험을 포함한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철강가공, 완구 등 비보험 사업부문도 보유 중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미 1960년대에 인수한 가이코(GEICO)와 1990년대에 인수한 제너럴리(General Re) 등 다른 대형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앨러게니 인수로 보험사업은 더 커졌다.

보고서는 버핏이 주주서한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책임준비금 개념의 플로트를 이용한 투자를 버크셔 성장의 핵심으로 언급하며 손해보험회사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플로트는 보험료를 지불하는 시점과 보험금을 청구하는 시점 사이에 보험회사가 일시적으로 보유하게 되는 돈을 의미한다.
손해보험회사는 기본적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실제 손해액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 사업이 수익성을 유지하는 한 안정적으로 플로트를 확보할 수 있다.

플로트를 이용한 투자는 일반 대출과 다르게 대출 이자 등의 자금조달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무이자 대출’과 유사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앨러게니 인수도 이같은 배경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것도 보험사의 매력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됐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의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강윤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워런 버핏의 이번 앨러게니 인수는 안정적인 플로트 확보를 통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비용 부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며 "이같은 투자 방식은 보험 사업이 안정적으로 흑자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금리 인상기에 타 투자 방식과 비교해 비용 절감 효과가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