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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황서율 기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맞붙은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시작부터 시끌시끌하다.
조합과 대우건설은 입찰지침과 입찰제안 비교표 결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으며,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사전홍보 위반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관할지자체인 용산구청에까지 관련 민원이 접수되자 용산구청은 조합에 수주전 격화에 따른 주의 조치를 요청, 이에 조합은 양 건설사에 허위사실 유포 및 조합 신뢰성 훼손에 대해 주의 공문을 발송했다.

2일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 및 입찰 시공자(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한남2구역 조합이 작성한 입찰제안 비교표에 대한 서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이 혁신설계안으로 제시한 연면적을 늘린 설계안이 입찰지침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우건설은 용산구청에 롯데건설의 혁신설계안에 대한 위반 여부를 검토해 달라는 공문을 접수했으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입찰제안 비교표에 서명을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제출한 연면적을 늘린 혁신설계안은 입찰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며 “조합과 용산구청에 롯데건설의 입찰 무효 검토를 요청해 놓은 상황으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비교표 서명은) 기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용산구청은 혁신설계안은 원안설계안이 아닌 추가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조합과 입찰 시공자 간의 합의된 사안이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혁신설계안이 마치 원안설계안인 것처럼 홍보가 될 경우에는 행정지도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문제점이 없는지 재검토할 것을 조합에 요청했다”며 “또한 입찰 시공자 간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을 우려해 조합이 잘 통제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조합은 혁신설계안에 나온 내용은 모두 조합과 입찰 시공자 간 3자 확인 및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조합은 대우건설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및 조합 신뢰성 훼손에 대해 주의공문을, 용산구청에서 요청한 입찰 시공자 간 경쟁 격화에 따른 주의 사항에 대해 롯데건설에 주의공문을 발송했다.

실제로 서울시 정비사업 종합포털 ‘정비사업 정비몽땅’ 조회 결과 조합은 지난달 29일 대우건설에 ‘대우건설 공문 회신 및 시공자 선전 입찰 참여 규정 위반에 따른 대우건설 주의 조치의 건’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나타난다.

공문 내용에 따르면 “각 시공자의 입회 및 당 조합의 임원과 함께 합의한 입찰제안서의 비교표는 당시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귀사의 입찰 성립과 비교표의 합의 인정을 확인하였습니다.
하지만 귀사에서는 조합원들에게 합의된 적이 없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조합업무의 신뢰성을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귀사공문이 조합의 정식 접수전에 조합원에게 배포된 것은 귀사의 홍보를 위하여 당 조합을 이용한 결과임을 알 수 있습니다”고 명시돼 있다.

조합은 공문을 통해 대우건설의 대안설계안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입찰 현장설명회 당시 고지한 한남2구역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른 용적률 및 높이 제한 준수 기준을 위반해 설계했다는 것이다.

특히 조합은 설계안이 조합의 기준에 성립하는 것처럼 입찰에 참여한 점, 조합과 용산구청의 검증을 거치기 전에 조합원에게 설계안이 사실인양 배포해 조합원들을 현혹한 점은 입찰의 중대한 위반사항이라며 1회 주의 조치를 통보한다고 공문을 통해 밝혔다.

위의 내용에 비쳐 볼 때 연면적을 늘린 롯데건설의 혁신설계안은 비교표에 기재되는 반면, 대우건설의 제시한 설계안은 용적률 및 높이 제한 준수 위반 설계로 비교표에서 빠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우건설은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른 용적률 및 높이 제한(서울시 남산 경관을 위한 고도 제한) 해발 90m를 넘는 118m의 설계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118m 설계안은 대안설계안으로, 추후 고도 제한이 풀릴 경우 진행할 수 있는 말 그대로의 대안설계”라며 “롯데건설의 혁신설계안 역시 원안설계안이 아닌데다, 연면적을 늘려 지하공간을 넓히고 사업성을 높이려는 꼼수이자 위반사항으로 한쪽의 혁신설계안만 비교표에 들어가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조합은 롯데건설에 대해서도 같은 날 ‘시공자 선정 홍보 위반에 따른 롯데건설 주의 조치의 건’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조회된다.

공문 내용은 “롯데건설은 당 조합으로부터 승인받지 않은 홍보물을 임의 배포한 것을 확인하였기에 주의 조치를 드리오니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

한편,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입찰 시공자 간 홍보 과열 양상이 펼쳐지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양사는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와 함께 조합원 표심을 사로잡고자 다양한 조건과 설계를 내세우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선 '한남써밋'으로 단지명을 제안했던 대우건설은 두바이 국제 금융센터와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등의 건축설계를 수행한 건축디자인그룹 JERDE, 하버드대 조경학과 교수 크리스 리드가 이끄는 조경설계사 STOSS, 평창동계올림픽의 메달을 디자인했던 인테리어 디자인그룹 SWNA와 손을 잡았다.
이외에 ▲조합원 이주비 LTV 150% ▲최저 이주비 가구당 10억원 ▲이주비 상환 1년 유예 ▲조합사업비 전액 책임조달 등을 제안했다.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내세워 '르엘 팔라티노'로 단지명을 제안했으며 호텔 설계 전문 그룹 HBA, 국내 미디어아트 거장 이이남 작가와 협업한 외관 설계를 선보이고 디즈니월드 조경 설계에 참여한 조경설계사 SWA, 시그니엘 서울 레지던스의 인테리어를 설계한 최시영 건축가, Front, DnSP 등과 함께 조경·상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외에 ▲약 4000여평 규모의 호텔식 커뮤니티 제공 ▲4대 은행 금융협약 체결로 이주비 ▲사업비 총 4조원 책임조달 ▲조합원 환급금 우선 지급(계약 시 60%)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