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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의 치솟으면서 북미 펀드의 설정액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펀드 중에서 북미 주식형 펀드 91개의 설정액이 연초 이후 3조5407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전체 권역 주식형 펀드 설정액 증가 규모가 4조314억원였는데 증가분 대부분이 북미 펀드에서 발생한 것이다.

올해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유럽 상품의 설정액은 531억원 감소했고 아시아, 중남미, 신흥국도 감소세를 보였다.

북미 채권형 펀드 32개의 설정액은 5324억원 증가했고 전체 권역의 채권형 펀드 설정액 증가 규모인 4822억원보다 높았다.
아시아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297억원, 신흥국과 중남미는 각각 191억원, 14억원 감소했다.

이처럼 북미 펀드의 설정액이 불어난 것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투자 자금이 북미 펀드에 유입된 것과 별개로 달러 가치가 오른 데 연동해 원화로 환산한 설정액 규모도 커진 것이다.

다만 달러 강세에도 미국 증시가 약세를 기록해 북미 펀드의 수익률은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올해 들어 19.57%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23.62%, 31.37% 떨어졌다.
연초 이후 북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19.92%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권역의 주식형 펀드 수익률(-20.67%)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오히려 중남미 상품은 6.46%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같은 기간 북미 채권형 펀드는 3.69%의 수익을 내며 전체 수익률(-0.45%)보다 높았다.
다만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 노출형 펀드 상품은 상대적으로 손실 폭이 작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환 헤지형과 달리 환 노출형은 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영향을 끼친다.
강달러 환경에서는 환차익을 통해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환 노출형 상품이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실제 북미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증권자투자신탁' 펀드 중 환 헤지형 상품들은 모두 연초 이후 16%대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환 노출형 상품들은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