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배당기준일보다 배당금액을 먼저 결정하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배당기준일이 먼저 정해진 후 배당금액이 결정되는 '깜깜이 배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도 30년만에 개선한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주관사의 권한을 확대해 시장 건전성 제고를 도모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 국제 정합성 제고 관련 정책과제 초안을 공개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한국 자본시장에는 여타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착화된 규제와 비합리적 관행이 남아있다"며 "우리 자본시장이 변화된 국제적 위상에 맞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낡고 익숙한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먼저 배당절차 선진화와 배당 활성화를 추진한다.
국내 상장사 대부분이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확정하고 다음해 봄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결정하는 관행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금을 얼마 받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하고 몇달 뒤 이뤄지는 배당결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글로벌 배당주 펀드 매니저들은 한국 배당주에 대한 투자를 '깜깜이 투자'라고 평가 절하하고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준혁 서울대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의결권기준일과 배당기준일을 분리해 배당액을 결정하는 정기주총 이후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을 상법 법령해석 등을 통해 명확화할 필요가 있다"며 "표준정관을 통해 모범규정을 제시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등을 통해 배당절차 선진화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92년 도입된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도 30년만에 개선된다.
먼저 사전등록의무제가 폐지된다.
과도한 서류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기존 등록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여권번호와 법인 LEI번호로 대체된다.
외국인 거래정보 실시간 보고제도 폐지된다.
심리적 반감에 비해 효용이 거의 없었고 외국인투자자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만 사왔기 때문이다.
제도가 개선되면 증권사만 보관하고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조사 등 필요한 경우에만 사후적으로 접근할 예정이다.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외국인 장외거래 범위도 확대된다.
수요도 많고 사전심사 필요성이 낮은 거래는 사후신고 대상으로 전환하고 잘못 신고될 가능성이 낮은 거래는 사후신고 수리절차도 생략할 계획이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상무는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 등 고착화된 규제를 선진화해 자본시장의 글로벌 정합성을 제고하고 우리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계 증권사와 MSCI 등 업계와 글로벌 투자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말에서 내년초쯤 외국인 투자제도 개선방안을 최종 발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IPO 수요예측 제도도 개편된다.
코로나19 이후 공모주 수요예측 참여율이 급증함에 따라 적정 공모가 발견 및 투자자보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먼저 관행적으로 2거래일에 불과했던 수요예측 기간을 늘린다.
IPO 주관사가 증권신고서 제출 전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수요조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적격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사전 수요조사를 허용하고 수요예측을 2주 이상 진행하는 미국식 IPO 절차를 도입하는 셈이다.
주관사의 물량 배정 권한도 강화된다.
주관사 자율로 기관유형별 납입능력 판단기준을 설정, 허수청약 기관에 대해 배정물량 축소 및 수요예측 제한 패널티를 부여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편된다.
또 의무보유확약기관별 물량을 보다 적극 우대해 차등배정토록 함으로써 의무보유 확대를 유도한다.
이밖에도 공모주를 배정받은 기관의 공모주 매도내역을 일정기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상장당일 호가 접수 범위를 공모가 기준 90~200%에서 60~400%로 확대, 균형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한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공개된 관련 정책들을 조속히 확정·발표하겠다"며 "일반주주 보호 노력도 변함없이 지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이재빈 기자 fuego@ajunews.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아주경제(www.ajunews.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