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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5G 분야 글로벌 수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통신사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인재 영입 등 전방위 노력이 5G 분야에서 글로벌 수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KDDI의 '5G 단독모드(SA) 코어'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코어 솔루션'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데이터 트래픽의 인터넷 연결을 위해 기지국과 연동해 단말 인증, 고객 서비스, 서비스 품질 관리 등을 제공하는 5G 핵심 인프라다.

코어 솔루션은 고도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품질 보장이 요구되고, 한번 도입이 되면 교체 주기가 길기 때문에 신규 공급자의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영역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통신 서비스의 품질과 기술력을 매우 중시하는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5G 기술 리더십을 또 한 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5G SA 코어는 동일한 플랫폼에서 4G와 5G를 동시에 지원하는 통합 솔루션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소프트웨어 기반의 가상화된 5G 코어) 기반의 가상화 방식을 적용해 높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유연한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5G SA 코어는 국제 이동통신 표준화 협력기구(3GPP)에서 제정한 5G 이동통신 기술표준인 Release 17 기반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하나의 물리적인 이동통신망을 다수의 독립된 가상 네트워크로 쪼개어 초저지연이 필요한 자율주행이나 초고속이 필요한 멀티 스포츠 경기 생중계 등 다양한 서비스별 맞춤형 통신을 제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KDDI의 '5G 단독모드 코어'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신규사업자의 진입장벽이 높은 일본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5G 코어 사업 수주에 성공한 데는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한몫을 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이재용 회장은 일본 통신사업자와 활발한 교류를 이어왔다. 지난 2018년 일본 최대 통신사 NTT 도코모를 방문한 데 이어 다음 해 업계 2위 KDDI 본사를 찾아 회사 최고 경영진과 5G 비즈니스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 같은 현장 경영은 5G 장비 수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KDDI의 5G 상용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 2020년 5G 기지국과 2021년 가상화 기지국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어 이번 5G SA 코어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되면서 삼성전자는 KDDI의 엔드-투-엔드 네트워크 파트너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수주 성과로 이어진 사례는 또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1년 9월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어건 회장의 방한 당시 북한산 동반 산행을 제안, '맞춤형 미팅'을 성사시키며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어 지난해 삼성전자는 디시 네트워크와 1조 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수주를 따냈다.

삼성전자는 최근 네트워크 사업부 산하에 신사업전략TF를 신설하고, 스웨덴 통신 장비 회사 에릭슨 출신 임원 2명을 영입했다. /더팩트 DB

아울러 지난 2020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버라이즌과 7조9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장기계약을 체결했을 때도 이재용 회장이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세일즈 외교 전면에 나섰다.

이재용 회장은 5G 분야에 이어 6G 육성을 위한 선제 대응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앞서 지난 2021년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간담회에서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서, 통신과 백신 비슷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다.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라며 6G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7월에는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했다.

'이재용 체제' 전환 이후 삼성전자의 통신 사업 분야 인재 영입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네트워크 사업부 산하에 신사업전략 테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스웨덴 통신 장비 회사 에릭슨 출신 임원 2명을 영입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5G·6G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제시한 만큼 관련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다양한 협력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