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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사태에 불신 커진 코인시장…법제화로 분위기 반전될까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3-06-05 06:40:00

김남국 의원(무소속)의 코인 투자 의혹으로 개인 투자자는 물론,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P2E(Play to Earn·게임하면서 돈벌기) 관련 가상자산과 발행 기업, 더 나아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도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코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더욱 나빠졌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가 업계에선 가상자산 시장을 규율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고, 법제화가 이뤄져 신뢰가 높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입법 로비 주장에 P2E 코인 추락

이번 의혹으로 국내 P2E 관련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중에서도 국내 대표 P2E 관련 가상자산인 위믹스와 이를 발행한 위메이드는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섰다.
김 의원이 대량의 위믹스를 보유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위메이드가 입법 로비를 위해 가상자산을 이용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위메이드 측은 입법 로비 주장을 일축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을 만나 "김 의원을 만난 적이 없다"며 "에어드롭(무상 지급)이 특정 사람에게 코인을 주기 위한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사무처가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위메이드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소속 임직원이 21대 국회 들어 총 14차례 국회를 찾았다.
하지만 출입 기록에는 김 의원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다.
내역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성주·김종민·김한규·오기형 의원실과 무소속 양정숙 의원실, 국민의힘 윤창현·허은아·정희용 의원실이 포함됐다.
지난해 11월24일을 전후해 위믹스에 대해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가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하자 관련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닥사는 중대한 유통량 위반, 미흡 또는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와 신뢰 훼손 등을 이유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출입 기록으로만으로 입법 로비 의혹을 밝히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선 국회 출입이 유일한 입법 로비 창구라고 보기 어렵다.
단순 출입 기록이기 때문에 의원실에 가서 누구를 만났는지 알 수 없고, 다른 의원실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적 다툼도 진행 중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코인 사태의 본질은 P2E 합법화를 위한 입법 로비라며 위메이드를 겨냥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P2E 업체와 협회, 단체가 국회에 로비하는 것 아닌가라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위메이드는 지난달 17일 위 학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위믹스 투자자 커뮤니티 '위홀더'도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위 학회장을 경찰에 고소하고, 게임학회에 대한 감사 및 관리감독을 요청하는 민원을 문화체육관광부에 냈다.


코인 보유 논란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위메이드 본사를 압수수색해 김 의원의 위믹스 거래내역 등을 확보했다.
또 위믹스 투자자 20여명이 장 대표를 사기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 투자자는 위메이드가 유통량을 고의적인 허위 사실로 속여 큰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닥사가 애초 공시했던 계획보다 더 많은 물량을 시장에 유통했다며 위믹스에 대해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당시 위메이드가 닥사 결정에 불복해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도 초과 유통을 인정한 바 있다.
일각에선 초과 발행된 위믹스가 김 의원에게 무상으로 전달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가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넷마블의 P2E 관련 가상자산 마브렉스를 대규모로 보유했다는 의혹도 나오면서 넷마블도 사태 진화에 나섰다.
넷마블 관계자는 "(국민의힘) 진상조사단에서 요청한 내부 조사를 재차 철저히 진행했으나 어떤 내부 정보도 제공한 적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P2E 관련 코인과 발행 업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가상자산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의혹 발생 전인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위믹스는 1.26달러(약 1663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2일 기준 0.78달러(약 1030원)로 38.10% 급락했다.
마브렉스도 같은 기간 1.39달러에서 1.06달러로 23.74% 내렸다.


가상자산 거래소도 논란의 중심에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 거래소로도 번졌다.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업비트와 빗썸을 상대로 김 의원의 가상자산 활용 자금세탁 의혹을 조사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믹스 85만5000여개를 빗썸에서 업비트의 지갑으로 이체했다.
업비트는 가상자산 이동을 이상거래로 보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했고, FIU는 이를 검찰에 통보했다.


거래소 조사 과정에서 논란도 발생했다.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로부터 현안 보고 후 언론 브리핑에서 "업비트 측은 김 의원이 클레이스왑을 통한 거래의 일반적 시각,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자금세탁이 매우 의심된다, 비정상적 거래로 보인다고 답변했다"고 했다.
클레이스왑은 카카오 그룹 계열사인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인 클레이튼 체인상의 교환 서비스로 특정 가상자산을 다른 가상자산으로 거래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업비트 측은 이러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비트 측은 "두나무는 특정인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실이 없고, 일반적인 사례에 대해 설명드렸다"고 해명했다.


빗썸의 이재원 대표는 김 의원의 이상거래 신고 문제에 대해 '왜 빗썸이 당시 FIU에 신고를 안 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당시 빗썸은 FIU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거래소는 검찰 수사도 받고 있다.
검찰은 위믹스 유통량을 조작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업비트와 빗썸, 위믹스에 대해 재상장을 결정한 코인원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인식에 악영향"…자율 규제로 개선 기대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인식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세탁 수단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번 의혹의 중요한 매개체가 가상자산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부터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인식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닥사는 표준 내부통제기준 및 가상자산사업자 윤리행동강령을 공개했다.
이는 가상자산 업계의 특성을 반영해 수립된 첫 사례다.
각 회원사와 자문위원의 검토 과정을 거쳤다.


표준 내부통제기준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지배구조, 내부통제 조직 및 기준 등, 업무 수행 때 준수사항을 포함한 68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윤리행동강령은 고객에 대한 윤리, 임직원의 근무 윤리, 회사의 경영 윤리, 사회에 대한 윤리 등 24개의 조문으로 이뤄졌다.


가상자산 관련 법제화 속도

아울러 이번 의혹 제기로 국회에서 제정했거나 예정인 가상자산 관련 법제화 속도가 빨라지고 나아가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의결하는 1단계 입법을 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은 그간 발의된 관련 법안 19건을 통합·조정했다.



법률안은 가상자산 이용자 자산의 보호를 위한 사항으로 ▲고객 예치금의 예치·신탁 ▲이용자 가상자산 분리 보관 ▲고객 가상자산과 동일종목·수량 보관 ▲해킹·전산장애 등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공제 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 ▲가상자산 거래기록의 생성·보관에 관한 사항을 규율했다.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시세조종행위·부정거래행위 등을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 처벌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했다.
아울러 가상자산의 임의적 입출금 차단을 금지하고 이상거래 감시를 규정했다.
집단소송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감독 및 처분 등을 위해선 금융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가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금융감독원장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정무위, 1단계 입법 이어 2단계 입법도 진행 방침

정무위는 국제 기준에 발맞춰 가상자산 발행과 공시 등 시장질서 규제를 보완하는 2단계 입법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전문위원은 보고서에서 "동일한 가상자산이 여러 곳의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경우에 대한 체계적인 불공정거래 모니터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시세조종,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 규제와 관련해 국제적 공조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보 공유와 상호협력의 법률적 근거를 보완하고 국가 간 양해각서(MOU) 등 연성규범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상자산 발행인의 요건, 백서 등을 통한 발행인의 공시의무와 책임범위 등에 대해 합리적인 규제 수준을 설정하고 민간 부문의 전문성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탄력적인 규제 설계와 운용이 가능한 규제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봤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닥사의 자율규제 등으로 건전성이나 투명성을 높인다면 가상자산 시장이 투기가 아닌 투자의 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입법과 자율규제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 보호 정책이며, 사회가 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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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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