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 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10곳이 올해 3분기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개시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당초 6~7월경 개시할 것으로 예상됐던 금리인하 시점이 지난 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기조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뒤로 밀린 것이다.

8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서 자체조사를 통해 주요 IB 10곳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인 지난 3일, 연준의 금리인하가 3분기부터 개시될 것이란 점에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IB 10곳 중 8곳은 기존 전망보다 1~6개월 정도 개시 시점을 늦췄다.
2곳은 기존 전망인 7월을 유지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4월 30일~1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 5.25~5.50%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한 경로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올해 인플레이션 하락을 예상하지만 지표 때문에 그 확신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고 인하 횟수도 줄어들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당초 IB들은 미국의 금리인하 개시 시점을 6~7월경으로 예상했지만 이번달 전망에서 7~12월로 늦췄다.
한은은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축소됐지만,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를 위한 확신을 얻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정책 전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연중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 전망은 BOA, 도이치뱅크 등 10곳 중 총 8곳에서 미뤄졌다.
바클레이즈, 웰스파고, 토론토-도미니언(TD) 기존 6월로 예상했던 전망을 9월로 미뤘다.
씨티,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도 6월에서 7월로 조정했다.
BOA, 도이치뱅크는 6월에서 12월로 크게 조정했다.
JP모건, 노무라는 기존 전망 시점인 7월을 유지했다.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도 10곳 중 총 7곳에서 줄였다.
바클레이즈, BOA는 기존 3회에서 1회로 조정했고 골드만삭스는 3회에서 2회로 조정했다.
도이치뱅크는 4회에서 1회로 변경했다.
웰스파고, TD는 기존 4회에서 2회로 조정했다.
씨티는 기존 5회에서 4회로 변경했다.

앞서 지난달 8일 IB 10곳은 6~7월 미국의 금리인하가 개시될 거라 전망했다.
JP모건, 노무라는 7월로 전망했고 바클레이즈, BOA, 씨티 등 나머지 8곳은 6월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도 2~5회에서 1~4회로 줄었다.
지난달 바클레이즈, BOA,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은 올해 3회로 전망했고 웰스파고, 도이치뱅크, TD는 4회로 예상했다.
씨티는 유일하게 5회로 전망했고, 노무라는 2회 인하를 전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4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당시 생각했던 전제가 한 달 새 다 바뀌었다"며 "4월에 생각했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뒤로 갈 것이냐, 아니면 앞으로도 올 수 있냐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Fed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기대가 더욱 커지면서 사실상 한국의 금리 인하 시점도 뒤로 밀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금통위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