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주요 부처 산하기관의 수장 인선이 늦어지는 가운데 한국증권금융 차기 사장으로 김정각 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다.
13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최근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꾸려 사장 후보를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김정각 전 상임위원이 증권금융 차기 사장 후보로 유력하다"고 귀띔했다.
증권금융 사장은 사추위가 추린 후보 중 최종 한 명을 선정해 주총에서 승인받는 형태지만, 사실상 미리 내정되는 수순이다.
사추위는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한 회사 대표 3인과 주주대표 1인, 법조계·경제계·언론계·학계·노동계 종사자 등 중 위원회 위원으로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인사 3인으로 구성된다.
윤창호 현 증권금융 사장의 임기는 2021년 4월 1일부터 2024년 정기주주총회일까지다.
주총 소집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뤄진다.
후임이 정해지기 전까지 유임돼 남은 기간 사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 전 상임위원은 지난 3월15일 금융위가 1급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면서 상임위원직을 내려놓았다.
그는 1969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건주립대 경영학과 석사를 나왔다.
행시 36회로 금융위 자본시장국 자산운용과장,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 등을 역임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감시단 파견 경력도 있다.
그간 금투업계에선 차기 인선으로 금융당국 1급 이상 고위 공무원 출신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져 왔다.
윤창호 현 사장 역시 금융위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지낸 후 증권금융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직전 정완규·정지원 전 사장 역시 금융위에서 각각 FIU 원장, 상임위원을 지냈던 인물들이다.
증권금융 사장직은 퇴임 공무원이 갈 수 있는 유망 보직 중 하나다.
윤창호 현 사장의 2023년 한 해 보수는 5억7800만원이었다.
급여 3억200만원, 상여 2억6200만원, 기타근로소득 1400만원을 합친 결과다.
상여는 경영성과급 등을 포함한다.
다만 현재까지 증권금융 홈페이지에서는 사장 공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증권금융은 차기 사장 인선에 대한 외부개입 논란을 막기 위해 후보 공모를 진행해왔다.
실제로 2015년과 2018년, 2021년에는 약 3년간의 전임 사장 임기가 종료될 때마다 공고글이 게시됐다.
신임 사장 임기 역시 3년일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금융은 후보 검증 단계에서는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최종 사장 인선 확정시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적합한 인물을 찾는 중이고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덕수 총리를 비롯한 정부 개각 이후 부처 산하기관 인사도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총리가 4월 총선 패배에 따른 책임 일환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총리 인선은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하면서 줄줄이 산하 기관의 수장 교체도 늦어졌다.
국회 관계자는 "고위직부터 너무 깐깐하게 인사 검증을 하다 보니 산하 부처 장관을 비롯해 공기업 인사들까지 하세월이다"라며 "단순 진보·보수를 넘어 세부적인 정치 성향까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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