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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겨냥 ‘사정정국’ 예고편… 수사로 전환 땐 상황 급변 [감사원, 文 서면조사 후폭풍]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10-03 18:52:46
퇴임 5개월 만에 공식조사 대상에
감사원 “위법 확인되면 수사 요청”
14일 감사 종료… 원칙 처리 입장
野 “尹정부가 노린것은 결국 문재인
비속어논란 덮으려 사정몰이” 반발
與 “정치보복 방패 뒤에 숨지 말고
유족 애끓는 절규에 답해야” 맞서


감사원이 퇴임한 지 5개월 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식 조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야권을 겨냥해 사정 정국을 펼칠 것이라는 ‘예고편’ 성격이 짙다.
강제력 없는 감사원의 조사 요구여서 문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해도 지금은 큰 문제가 없지만, 감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당국이 팔을 걷어붙이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에 민주당에서는 이를 정치탄압 ‘신호탄’으로 보고, 초기부터 강력 대응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성역은 없다”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감사원의 문 전 대통령 조사 요구를 계기로 야권 관련 감사 및 수사 광풍이 몰아칠지 여부도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와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의 모임인 ‘초금회’가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 등을 강력히 규탄했다.
대책위는 “윤석열정부가 노리는 것은 결국 문 전 대통령이었다”며 “현 정부 출범 이후 벌여온 그 모든 소란의 최종 종착지가 문 전 대통령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초금회도 “윤석열정부는 감사원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쓰기로 작정했느냐”며 “전임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감사원 조사는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권력을 위해 쓰겠다는 선전포고”라고 성토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경고도 날렸다.
대책위는 “윤 대통령은 도대체 무엇을 노리는 것인가. 감찰의 칼끝을 전임 대통령에게 겨눔으로써 우리 사회를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넣겠다는 심산”이라며 “그저 문 전 대통령이 서해 사건과 연관돼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것, 그렇게 전임 대통령을 모욕주려는 마음만 급했던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대책위는 4일 감사원 앞에서 규탄 성명서를 읽고 피켓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대책위원인 정태호 의원은 전날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한 이재명 대표의 페이스북 발언을 소개하며 “전 당적으로 이 문제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히 대통령 순방 중 ‘비속어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여권이 감사원을 이용해 ‘사정 몰이’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 흐름과 맞물려서 볼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비속어 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이슈를 또 다른 이슈로 덮기 위해 민생은 뒷전에 두고 사정에 더 매달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국민적 저항운동’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장외투쟁으로 전선을 넓히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일단 국정감사에서 최대한 문제를 따져 묻겠다”고 했다.
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박범계 위원장(오른쪽 네 번째)과 소속 의원들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조사 요구 등을 규탄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14일 이 사건 감사 종료를 예고한 감사원은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이날 “중대한 위법사항이 확인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실지감사 종료 시점에 수사를 요청하고, 그 내용을 간결하게 국민께 알려드릴 예정”이라며 “향후 감사위원회의 등 내부 처리 절차를 거쳐 감사 결과가 확정되면 그 내용을 소상하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5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권에선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사법·감사에 성역이 있을 수는 없다”며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등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 서면조사 요구에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무례하다고, 불편하셨다고 언론에 나오는데 저는 대통령을 지내신 분이니까 어쨌든 좀 겸허한 마음으로 대응해주시는 게 더 낫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당의 ‘공식 스피커’들도 융단폭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논평을 내고 “문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이라는 방패 뒤에 숨지 말고 국민들의 준엄한 질문에 그리고 유족들의 애끓는 절규에 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서면조사를 거부하고 그것도 모자라 ‘무례한 짓’이라고 화를 내는 문 전 대통령의 태도는 자신이 말한 ‘법 앞의 평등’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전문가들은 문 전 대통령도 시민의 한 사람이어서 성역이 있을 수는 없지만 조사 시점이 아쉽다는 의견을 표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자연인으로 돌아갔으니 서면조사 정도는 감사원에서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여야 대치가 극에 달하고, 비속어 논란이 뜨거운 이 시점에 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겠다는 건 야권을 극도로 자극한 행위로 비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형창·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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