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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에겐 가벼운 장관 해임건의안?… 민주화 이후 두번째 처음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11-30 20:00:00
민주, 이상민 해임건의안 발의…尹 거부시 내주 탄핵안
정치적 압박에 이어 법적 구속력 가진 탄핵소추까지
제헌국회 이후 이 장관 포함 총 8명 해임건의안 통과
박근혜·윤석열 정부 시절 장관들만 사퇴 안하고 버텨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건네받을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묻기 위해 30일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발의하고, 이틀 내로 본회의에서 표결로 처리하기로 했다.
해임건의안이 가결되면 윤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로부터 두 번째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받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 뉴스1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순방 과정에서 발생한 ‘날리면’ 논란 등을 들어 지난 9월29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에도 같은 그림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에서 이 장관에 대한 책임론을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와중에도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들 해임건의안 무겁게 받아들여

이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면 1948년 제헌국회 이후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사례는 총 8번이 된다.
박정희 대통령 때 2번, 이승만,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 때 각 1번씩 있었다.
윤 정부 출범 이후는 박진 외교부 장관에 이어 2번째다.


87년 개헌 후 국회의 해임건의권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말 그대로 ‘건의’가 됐다.
하지만 해임건의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의 독선과 전제를 간접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통제권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역대 대통령들 역시 대체로 국회의 해임건의안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후에도 물러나지 않은 사례는 현재까지 박근혜 정부 시절 김재수 농림부 장관과 윤석열 정부 박진 외교부 장관 두 명 뿐이다.
앞선 5명은 해임건의안 통과 이후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대통령 권한이 막강했던 이승만·박정희 정권 때도 임철호·권오병·오치성 장관은 사임을 택했다.
두 번이나 해임건의안을 받아든 박정희 대통령은 헌법에 명시된 ‘특별한 예외’에 따라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국회의 해임 건의를 모두 수용했다.
해임건의가 갖는 정치적 무게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8월 임동원 통일부 장관은 2001년 8월 동국대학교 강정구 교수의 ‘만경대 방명록’ 사건을 빌미로 해임건의안 대상이 됐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만경대 방명록 사건은 강 교수가 2001년 8월 김일성 주석의 생가로 알려진 만경대를 방문해 방명록에 ‘만경대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는 글을 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건이다.
당시 연립여당을 구성하던 자민련이 임 장관 해임건의안에 찬성했고, ‘DJP 연합’이 해체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김두관 행자부 장관은 한총련 대학생들의 미군 사격장 난입 시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단 명분으로 해임건의안이 통과, 김 장관은 2주 만에 사표를 냈다.
당시 한나라당은 한총련 대학생들의 미군 사격장 난입 시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는 명분을 댔지만, 소수 여당인 민주당이 친노무현계 신당파와 김대중계 구주류 간 극한 대립으로 분열한 틈을 타 노무현 대통령의 힘을 빼거나 끌어내리려는 정치적 계산도 깔려있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김재수 농림부 장관은 ‘특혜 대출’ 의혹 등이 불거진 것이 계기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를 야당의 정치 공세로 보고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김 장관도 끝까지 버텼다.
정국은 급랭했고 그해 12월3일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뉴스1
◆박진 때와 다르다… 벼르는 민주당

민주당은 박 장관 때와는 다르게 이 장관에게는 확실히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치적 압박 수단인 해임건의안에 이어 곧바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 탄핵소추까지 꺼내 든 것이 이를 방증한다.
탄핵소추안 발의도 해임건의안과 마찬가지로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 과반 찬성으로 민주당에서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재난안전 예방과 관리의 정부 책임자로서 이 장관의 실책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을 먼저 발의한 배경을 두고 “(참사에) 책임을 지는 첫 번째 방법은 자진해 물러나는 것인데, 그 요구에 응답하지 않아 두 번째 방법인 반강제적 방식으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자해지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 장관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예산안 처리 등에 난항을 겪는 정국은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 장관을 파면하라는 요구에 반발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보이콧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민주당 결정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을 향해 “막가파식 자기모순 정치”라고 비난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건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원한다면 원래 합의대로 국정조사에 성실히 임하면 될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위원장은 또 “여야가 이태원 사고 국정조사에 합의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은 철저한 경찰 수사가 먼저라는 입장이었음에도 대승적 차원에서 국정조사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정조사 계획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뜬금없이 행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던진 의도가 무엇인가”라며 “국정조사 대상에 행안부 장관이 포함돼 있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장관을 조사하기도 전에 해임하겠다는 건 무슨 경우인가”라고 되물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경찰·소방 등을 총괄하는 이 장관이 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국정조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리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장관이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 경찰과 소방 공무원 등이 제대로 (국정조사에서) 증언할 수 있겠나”라며 “일선에 대한 책임 있는 수사와 국정조사도 이 장관의 파면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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