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 증원’ 반대론에 의장案 내놔
“현행 승자독식 선거제 바꿔야 해
지역구 줄이고 비례대표 증원을”
김진표 국회의장은 소선구제가 유지될 경우 세비 동결·지역구 의석 감소 등을 전제로 의원정수 10석 확대를 검토해볼 만하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여당 지도부가 국회 전원위원회 안건으로 상정 예정인 선거제 개편안 중 의원정수 50명 확대안에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비례대표제를 실질화하기 위해 이같은 안도 고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선거제 개편방향과 전원위원회 운영 계획’ 정책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김 의장은 이날 출입기자단 대상 정책설명회에서 “(소선구제를 유지하더라도) 지역구 의석에서 10석 정도 줄일 수 있다.
여야 합의해서 의원 세비도 4년간 법으로 동결할 수 있다”며 “(그러면 지역구 의석을) 10석 줄였으니 비례대표제가 제대로 운영되게 의원정수를 10석 늘리도록 (국민께) 호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현역의원들의 거부감이 큰 만큼 현행 소선구제 유지를 가정할 때 현실적인 의원 증원 폭을 제시한 것이다.
김 의장이 이번에 재차 의원정수 확대 필요성을 언급한 건 그간 우리나라 선거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간 불비례성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자 하는 차원이다.
김 의장은 “민주화 이후 12∼21대 총선까지 평균을 내보니 사표 비율이 49.98%였다.
국민이 찍으면 절반은 선거결과에 반영이 안된 것”이라며 “한 표만 이기면 되니까 자기 진영만 잘 결집시켜 나가려는 정치가 나타난다.
이런 왜곡된 구조에서 국민 절반 의사가 무시된 채 나머지만 가지고 정치를 하니 왜곡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선구제를 유지하면서 이 문제를 개선하려면 비례대표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현역 의원이 포진해 있는 지역구 의석을 충분히 줄이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 의원정수를 조금이나마 증원할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 비례대표 평균 비율은 약 67%인데 우리나라는 15% 수준에 그친다.
이날 김 의장 제안대로라면 현행 300명인 의원정수는 310명이 되고, 지역구·비례대표 의석은 각각 현행 253석·47석에서 243석·67석으로 조정된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에서 국회 전원위 개최를 위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애초 여야는 의원정수 50명 확대안을 포함한 선거제 개편 3개안을 전원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전날 의원 증원안 포함 시 전원위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실제 정개특위 결의안은 조정될 전망이다.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원위가 구성되면 27일부터 4월 첫째주까지 의원 전원이 참석해 정개특위 결의안에 대한 질의·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김 의장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금 의원들이 (선거제 개편에 대해) 실제 알고 결정해야 할 내용이 100이면 50도 잘 모른다”며 “전원위에서 결정을 할 때는 지역구나 선거제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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