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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기 국회의원 임기는 3일, 도대체 왜?[정치X파일]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3-03-26 12:00:00
편집자주‘정치X파일’은 한국 정치의 선거 결과와 사건·사고에 기록된 ‘역대급 사연’을 전하는 연재 기획물입니다.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던 1961년은 격동의 시대였다.
희망과 절망, 불안과 혼돈이 교차하던 시간. 1960년 4·19 혁명으로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당 정부가 무너진 이후 많은 게 바뀌었다.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뒤 권력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수많은 움직임이 있었다.
정치인들에게는 기회의 시간이었다.
1961년 상반기 동안에만 국회의원을 뽑는 세 번의 선거가 있었다.


투표의 사유도 다양했다.
국회의원의 사직과 당선무효 그리고 ‘반민주행위자공민권제한법에 따라 의원직 상실’ 등이었다.
이름도 생소한 반민주행위자공민권제한법은 무엇일까.



자유당 정부 시절인 1960년 4월 이전에 특정 지위에 있음을 이용해 현저하게 반민주 행위를 한 자의 공민권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프랑스에서 나치 독일의 부역자를 처벌할 때 적용했던 그런 취지의 법률이 대한민국에도 있었다.


1961년 5월13일 그날도 다섯 명의 새로운 국회의원을 뽑았다.
사유는 반민주행위자공민권제한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들의 자리를 채우기 위한 것이었다.
선거는 강원도 인제군, 충북 괴산군, 충북 음성군, 전북 정읍군 을, 경남 남해군에서 열렸다.


1961년 5월13일 국회의원 선거와 그날 당선의 기쁨을 맛본 사람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한국 정치 역사에서 다시는 나오기 어려운 ‘불운의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에 당선됐는데 불운의 주인공이라니. 도대체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당시 국회의원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에서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책무가 있었다.
자원도 국력도 미미한 현실의 한계에도 해보자는 열의는 가득했던 대한민국 국민들은 희망의 돌다리를 놓는 심정으로 투표에 임했다.



그렇게 다섯 명의 새로운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경남 남해군은 민주당 김종길 의원, 전북 정읍군 을은 무소속 김성환 의원, 충북 음성군은 무소속 정인소 의원, 충북 괴산군은 민주당 김사만 의원, 마지막으로 강원 인제군은 민주당 김대중 의원이다.


5월13일 재보선에서 당선된 5명의 국회의원. 그들 중 누구도 3일 뒤 벌어질 일을 예상하지 못했다.
현대사의 전환점인 1961년 5월16일. 박정희 소장이 이끄는 육군 장교들은 5·16 군사정변을 일으킨 뒤 세상의 새로운 주인을 자처했다.


4·19 혁명을 토대로 탄생한 장면 내각은 출범 9개월 만에 군사 쿠데타로 무너졌다.
당시 국회의원들의 지위도 그렇게 거품처럼 녹아 내렸다.
1961년 5월17일 당시 언론은 군부의 쿠테타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세상이 바뀌었음을 알린 것이다.
당시 실권을 장악한 군사혁명위원회는 5월16일 장면 정부의 국무위원(장관) 체포와 국회 해산 등의 포고령을 선포했다.
세상이 뒤집어진 상황에서 의원 배지의 힘은 미미했다.



1961년 5월13일 재보선으로 당선됐던 5명의 의원들은 뭔가 해보기도 전에 옷을 벗어야 했다.
의정활동은커녕 국회 본회의장에서 선서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날벼락을 맞았다.
선거 3일 만에 국회의원 지위를 반납해야 했던 5명의 정치인들.


그들에게 1961년 5월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아쉬움의 기억이다.


어떻게 당선된 국회의원인데, 자리에서 내려온다는 말인가. 격동의 한국정치는 그렇게 잿빛 기억을 또 하나 추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단 3일만 국회의원이었던 불운의 5인방 가운데 한 명은 훗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점이다.


그 주인공은 강원 인제군에서 국회의원으로 뽑혔던 정치인 김대중이다.
그는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견인하면서 청와대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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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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