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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우연히 옆 테이블 손님의 통화 내용을 듣던 20대 청년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아냈다.
23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수상한 전화 통화 내용을 듣다가 보이스피싱범을 잡은 20대 A씨의 사연을 전했다.
사건은 지난달 14일 오후 5시께 경기 성남시 수정구 한 카페에서 벌어졌다.
당시 테이블에 앉아 있던 A씨는 근처 테이블의 B씨가 초조한 표정으로 통화하며 "불법 웹툰을 본 적 없다"고 답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계속 통화 내용을 듣던 A씨는 B씨가 보이스피싱을 당하고 있다는 걸 직감하고 즉시 카페 밖으로 나온 뒤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출동해 확인한 결과, B씨는 이미 현금 7000만원을 1만원권으로 인출한 뒤 종이 상자에 담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를 협박한 상대방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다.
B씨는 조직원의 지시대로 자기 휴대전화에 원격 조정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있던 터라, 만일 신고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B씨는 보유한 현금을 조직원에 전달하기 전에 카페에 대기하던 중이었고, 이때 조직원은 '은행 직원'을 사칭해 B씨에 연락을 취한 상황이었다.
조직원은 "방금 현금을 인출한 은행이 뭔가 잘못됐고 당신의 휴대폰이 해킹당했다"며 원격 조정 앱을 설치하라고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B씨에게 "불법 웹툰을 본 적 없냐"고 캐물었는데, 실랑이 내용을 A씨가 우연히 듣게 된 것이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계속 통화 소리가 들렸는데, 듣고 싶어서 들은 건 아니"라면서도 "불법 사이트에서 웹툰을 본 적 없다는 소리를 하니 이상했고, 숫자를 계속 부르며 적는데 계좌번호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잘못 본 거면 사과하면 되지만, 정말 보이스피싱이라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될 것 같았다.
저도 취준생이라 1~2만원이 소중한 입장인데 피해를 막게 돼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전달했으며, B씨도 감사의 의미로 A씨에 소정의 사례금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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