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네요.”
포수 유강남이 새 둥지를 튼다.
롯데와 자유계약(FA)을 체결했다.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40억 원, 연봉 34억 원, 인센티브 6억 원 등 총액 80억 원 규모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전체 50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유강남은 올해까지 통산 1030경기에서 타율 0.267(2978타수 796안타), 103홈런 447타점 등을 기록했다.
최근 5시즌 연속 950이닝 이상을 뛴 유일한 포수다.
롯데는 “타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유강남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 진심, 마음을 움직이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더욱이 리그에서 귀한 몸값을 자랑하는 포수다.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시즌 중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고, 시즌을 마무리한 후엔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설상가상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돌면서 혼란스럽기도 했다.
유강남은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기다리는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다.
그 사이 나도 모르는 이야기들이 돌고 있더라. FA 계약이라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롯데를 택한 결정적 이유가 있었을까. 특별한 연고도 없다.
원정경기가 있을 때마다 숙소와 경기장을 오갔던 것이 전부다.
유강남은 “진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협상은 편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진행됐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장점을 부각할 뿐 아니라 약점으로 꼽히는 요소에 대해서도 반등할 수 있다고 힘을 북돋아줬다.
유강남은 “부족했던 부분과 관련해 ‘어떤 점이 어려웠느냐’ 먼저 물어봐주셨다.
덕분에 내 얘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책임감이 커진다.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어떤 건지 잘 알고 있다.
개인적인 활약은 기본 투수진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각오다.
“설렌다”고 운을 뗀 유강남은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다.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비시즌 철저하게 몸만들기에 돌입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은 익숙한 잠실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면 이번엔 전문 트레이닝센터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스텝을 밟아나갈 계획이다.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같은 서울고 출신인 안치홍, 이인복 등은 물론 번호를 수소문해 전준우, 정훈 등에게도 연락을 취했다.
유강남은 “반갑게 맞아주셨다.
몸 잘 만들어서 곧 보자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옛 동료들과는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유강남은 “LG 선수들에게서 거의 다 전화를 받은 것 같다.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나름 잘 살아온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마지막까지 떠올린 이들은 LG 팬이다.
유강남은 “12년간 큰 사랑을 받았다.
잠실구장에 울려 퍼지던 응원 소리는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마음을 표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유강남이 FA계약 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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