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뉴시스 |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세계 최초로 도입(1군 기준)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야구계의 새 패러다임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볼을 판정한다.
오랫동안 야구를 해온 선수들에게도 낯선 대목일 수밖에 없을 터. 개막 전부터 중요 화두였다.
종목 특성 상 아주 작은 차이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빠르게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각 팀별로 40경기 이상 경기를 치른 시점. 현장 반응은 어떨까.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고개를 갸웃했다.
◆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어떤 시스템이든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다.
조금씩 부족한 부분을 메워가며 나아간다.
ABS 자체에 회의적인 선수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대다수의 선수들은 선진화된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에 적극 공감했다.
다만, 많은 이들이 ‘소통’의 부재를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논의 단계에서부터 적용, 발전해가는 과정 전반에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담았느냐는 지적이다.
캠프 당시 KBO가 각 구단을 돌며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사실 물음표는 시범경기 때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대표적인 부분이 구장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다르다는 의혹이다.
특정 구장의 스트라이크존이 넓다는 식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돌았다.
공 하나에 승패가 갈릴 수 있는 만큼 선수들 입장에선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심지어 ABS 판정 결과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할 수조차 없다.
납득이 되지 않아도 달리 방도가 없다.
구단들이 관련 데이터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BO의 침묵 속에서 목소리가 커졌다.
 | | 사진=KBO 제공 |
◆중요한 것은 ‘귀’를 여는 것
급기야 작심발언까지 나왔다.
‘괴물’ 류현진(한화)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달 24일 수원 KT전 이후였다.
전날과 스트라이크존이 달라진 것 같다는 의문이었다.
타자 쪽에선 황재균(KT)이 입을 열었다.
황재균은 4월 26일 인천 SSG전서 볼 판정에 크게 분노, 퇴장을 당한 바 있다.
4회 타석서 4구째 들어온 낮은 직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포수가 놓쳐 뒤로 빠졌음에도 삼진 처리됐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도 움직였다.
KBO도 답을 내놓았다.
9일 구장별 ABS 정확성 테스트 결과를 발표한 것. 평균 차이 값은 4.5㎜(좌우 4.5㎜. 상하 4.4㎜) 정도였다.
KBO는 “이번 테스트로 리그 전 구장의 ABS가 일정하게 판정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현장 반응을 달랐다.
좌우 5.8㎜(고척), 상하 6.5㎜까지 차이가 났다는 점을 주목했다.
편차가 있을 순 있지만, 그 숫자들을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KBO는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취합해 맞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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