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올시즌 최고의 중남미 투수를 가리는 일전에서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웃었다.
14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경기는 흥미로운 선발 매치업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날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가 선발 투수로 나섰고, KT는 데스파이네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KT에서 뛰었던 알칸타라와 알칸타라의 대체 선수로 KT에 입단한 데스파이네의 선발 대결은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이날 경기 전까지 나란히 10승을 기록 중인 두 투수 중 누가 먼저 11승 고지에 오를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지난해 KT 지휘봉을 잡아 누구보다 알칸타라와 데스파이네를 잘 알고 있는 이강철 감독은 “데스파이네가 (알칸타라와 맞대결을) 의식하고 집중력 있게 던져줬으면 좋겠다.
두산과 첫 경기에서 결과가 안좋았다.
오늘은 생각을 잘 하면서 던졌으면 좋겠다”면서 ‘현 소속 선수’ 데스파이네의 호투를 바랐다.
양 팀의 에이스 투수답게 경기는 시종일관 팽팽하게 흘러갔다.
데스파이네는 1회 박건우와 김재환에게 연달아 홈런포를 얻어맞고 2실점했지만, 이후 빠르게 안정감을 찾으며 6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했다.
데스파이네의 역투가 이어지는 사이 KT도 3회와 4회, 그리고 6회 1점씩 보태며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알칸타라도 3실점했지만 6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시즌 16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이자 12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다 한 셈이다.
지난 KT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아쉬움을 이날 경기로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게 옥의 티였다.
KT의 1점차 리드 속 유효했던 데스파이네의 선발승은 결국 9회말 두산이 동점을 만들어내며 물거품이 됐다.
알칸타라와 승부에선 데스파이네가 판정승을 거뒀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그대로 10승(5패)에 머물렀다.
개막전 패전 이후 17경기 만에 패전 위기에 몰렸던 알칸타라도 9회말 극적으로 만들어진 동점에 한숨을 돌렸다.
승패를 나눠갖진 않았지만 올시즌 KBO리그를 호령하고 있는 정상급 중남미 투수들이 잠실벌에 수놓은 투수전은 ‘명품’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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