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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른 중반입니다.
20대는 젊은 혈기에 졸업 후 전공 따라가 취업한 회사도 반년만에 나와버리고 공부한다고 알바하며 1년, 워홀 3년반정도 그리고 무직으로 보낸 시간도 2년 가까이 될 정도로 귀중한 시간을 한순간에 날리고 20대 끝자락에 지인의 도움으로 지방에 있는 규모 큰 공장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2년 9개월간 일하면서 사내에서 여자친구도 사귀고 동거하게 되었는데 서로 으쌰으쌰하며 힘을 냈었어야 했지만 제가 일 때문에 너무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그걸 이겨내지 못하고 아무계획 없이 첫 직장때처럼 퇴사해버렸습니다. 여자친구와 월세 투베이에 살고 있었는데 회사 그만두고 얼마 안지나 국임아파트 당첨이 되어 단지 넓은곳에서 살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3500가량 대출받고 이사하였으나 새로운 마음가짐이 아닌 오히려 점점 더 나태해지고 게을러지더라구요...
아침마다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미안하다는 마음은 드는데 의지하려는 마음 또한 커지고 왜 도대체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지 자존심만 한없이 떨어져버리더니 결국에는 소소한 문제로 반년 전쯤 결별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퇴직금 및 2년 9개월동안 모은 돈은 주식과 코인에 손대고 모조리 날린 상태고 매일매일 한심스러워하며 그러면서 행동하지 않는 제 모습이 너무나도 실망스럽고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를 정도로 스스로 나락에 점점 더 빠뜨리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그나마 남은 돈도 떨어져 생활비조차 쪼들리기 시작하여 친구에게 간간히 연락하여 손빌려 겨우겨우 하루살이로 지내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빌린돈도 300이 넘어가고 대출금은 하나도 갚지 못한 상태에서 이자만 정말 간신히 내는 정도고 제 자신이 만들어버린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매일매일 숨기에 급급했지만, 그래도 그나마 정말 남은 소수의 지인들이 항상 걱정해주고 조언해주는 모습을 보며 최소한 지금 빚이라도 갚아보자라는 생각으로 구직활동을 조금씩 시작했고 여러번의 탈락 끝에 이번에도 운이 좋아 동일계열의 회사에 경력직으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가게 되는거라 이제 갓 1년 산 이 집을 정리하고 다시 월세살이로 돌아가야된다는 생각과 더불어 이사짐을 싸며 정리하는데 결별한 여자친구의 흔적들이 이 집에 너무나도 많아 손 댈 때마다 눈물이 나오고 그렇게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니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 6년 가까이 살았다는 걸 깨닫고 곧 떠나는 마당에 아무것도 손에 남아있지 않은 저를 보니 다시 한심스럽고 막막해져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모든게 자업자득이고 제가 초래한 결과라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는거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이제부터는 너무나도 많이 늦었지만 지금까지의 제가 아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모레부터 새로운 회사에서 일 시작하는데 아무것도 없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생각에 걱정과 이 곳을 떠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뒤숭숭하고 다잡을 수 없어 이렇게 익명으로나마 글로 쓰며 마음을 다스리고 싶었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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