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번에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라고 고민 게시글에 글 남겼던 작성자입니다. 

글을 남겼던 당일, 금요일 날 짐을 싸들고 나와 서울과 먼 청라로 도망갔습니다. 집을 나갔었습니다. 친구 집에서 3일을 있었고, 3일을 있는 동안 내내 울었으며, 3일 밖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엄마한테 온 문자들 때문이었어요. 

엄마는 자꾸 배신감이 든대요. 

나는 너를 먹여살리고 키우고 그랬는데 너는 감히 나를 버리고 가냐. 내가 너를 때리고 욕해서 미안은 한데 그래도 니가 부모를 버리냐. 자식은 부모한테 지는 게 당연하다. 굶을 거다. 난 굶어서 죽던 뭘하던 뭐라도 해야겠다. 내가 죽으면 찾아올 생각 하지 마라. 이런 문자들의 연속이 이어졌었어요.

집을 나가 있던 동안 오래 전부터 잡은 선약이 있었어서 마음이 무거워도 선약을 나갔었습니다. 친구들이랑 영화를 보는 내내 저런 문자들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너무 걱정된 나머지 정말 뭐라도 안 먹는 건가 싶어 배달의 민족으로 엄마가 평소 좋아하던 족발까지 집으로 배달시켰습니다. 

집으로 들어가던 날, 엄마는 저랑 약속을 했어요. 

1. 앞으로 욕하고 때리는 건 안 할게.

2. 정신병원에 가볼게. 

    그러나, 너만 가. 나는 너 하는 거 보고 갈테니까. 

뭐가 됐든 정신병원에 가본다는 말을 어떻게든 약속하고, 회사까지 병가내면서 병원에 갔었습니다. 집에도 들어가고요. 

병원에서 하는 말은 문제 없으신데 왜 왔냐, ㅇㅇ님이 지금 이렇게 불안한 건 가족에게서 오는 불안감이 크고, 어머니 상담 해보니 지금은 ㅇㅇ님이 문제가 아니라 어머니께서 상담을 하고 치료 받으셔야 한다. 이러시더군요. 

그래서 그 주, 원래는 오늘이어야 했던 병원 예약까지 했는데 ㅎㅎ... 엄마가 취소하라고 해서 우선 취소했습니다. 그 이유는, 나는 내가 잘못한 걸 알고 있어서 조절 잘 해볼게. 고작 이런 사유로 취소했어요. ... 그동안 저를 학대했다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계시더군요. 그럼에도 고칠 수 없으셨던 이유는 뭘까요?... 

그럼에도 일주일... 힘들지만 집을 나오거나 별 탈 없이 지냈습니다만... 사람은 바뀌지 않다는 걸 다시 깨달은 게 방금 전 대화때문이에요. 

엄마는 아빠의 사망보험금 1억과 과거 엄마가 모아두셨던 돈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오빠는 아무것도 안 하고요(그런데 조현병이 의심이 된대요) 저는 저희 집 상황을 알아서 17살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20살이 돼서는 바로 직장을 구해 지금도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엄마한테 매달 20만원씩 드리고 있고, 엄마랑 오빠는 아무런 일도 안 하십니다. 

엄마가 돈 관련해서 너는 어떤 거 같니? 물으시길래 저는 대답했죠. 엄마, 내 입장에서는 무거워. 엄마의 돈이 얼마나 유효할지도 모르고... 난 물론 일을 계속 할 거지만 멀쩡한 오빠랑 나랑 일하던, 나랑 엄마랑 일하던 앞으로가 너무 걱정되고 무서워 이랬더니 엄마가 하시는 말씀, 넌 지금 나보고 일하라는 거니? 야 나는 내 앞으로 연금도 20만원씩 나오고, 65세 넘으면 연금 더 나올텐데 엄마를 대상으로 머리 쓰고 재는 거 싫다 실망이다, 니랑 대화하는 거 힘들다, 네가 날 떠나서 나가 사는 게 아닌 내가 널 떠나서 나가사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다 이러면서 되려 제게 화내시더군요 

엄마는 아빠 사망보험금 까먹으면서 살 생각이고, 연금으로 물세 전기세 세금 다 내면서 살 생각인가봅니다. 살 수 있다고 하시고요.... 

...... 다시 집을 나가는 게 좋을까요?....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맞는 건가요. 엄마가 자꾸 네가 진지하게 말하는 게 힘들다 네 표정부터 바뀌는 게 보인다 웃으면서 엄마 걱정마, 어떻게든 먹고 살겠지 하면 될것을 이러는데 정말 제가 그래야 하는 게 맞았나요 정말 혼란스러워요 

+ 엄마는 아빠에게 당했던 것들이 많고 외로워서 우울증과 불면이 있는 상태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