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0년 까지만 해도 저 스스로에 자신감을 많이 갖고 살던 사람입니다.

전 성격도 밝고 입담도 좋아서 학교 축제 사회자를 도맡을 정도로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이런말 하기 그렇지만 외모에도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옷도 잘입는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을 만큼 패션/뷰티에도 관심이 많았고요.



그리고 대학 칼졸업하고 26살에 어른들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S社에 입사했습니다.
밖에서 듣던것과 달리 근무강도도 그렇게 강하지 않아 대부분 칼퇴하고 주말도 보장받고
연봉도 많이 받는 편이니 처음에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태어나서 25년 이상을 부산에서만 살아온 저에게는 타지생활이 정말 힘들더라구요.

연고지가 부산이다보니 부산만 벗어나면 아는 사람이 정말로 한명도 없습니다.


회사는 천안/아산에 있고 기숙사는 아산에서도 엄청 깊숙한 시골 논밭 한 가운데 있습니다.

동기들 몇백명이 있지만 주말에 기숙사에 있는 사람은 거의없어요.
대부분 서울경기권이라 회사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대전 대구 정도만 해도 왕복하는데 시간이나 돈이 크게 들지는 않기 때문이죠


저는 보통 주말이면 컴퓨터와 TV가 있는 기숙사 휴게실에서 하루를 보내는데
사람이 한명도 들어오지 않은 적도 있습니다.....


제 고향은 부산이고 한달에 한번 정도 내려갑니다.
ktx 왕복 비용도 만만치 않고... 금요일에 내려가면 금요일 끝, 일요일 오후에 올라와야되고...시간도 많이 아깝고
학자금에 대출도 갚아야하고 집에도 빚이 아직 2천만원 가량 남아서 그거도 갚아야하는데 좀 아껴써야 되거든요
부모님도 돈 많이 든다고 자주 내려오지 말라고 하시고요.

그래서 부산 내려가는 날 외에는 거의 기숙사에 있습니다.



정말 외롭더라구요.

타지에 아는 사람 한명도 없고, 너무 심심해서 혼자 시내에 나가려고하면

시골이다보니 버스 배차가 1시간에 1대.....그것도 엄청 일찍 끊겨서 저녁에 기숙사로 돌아오려면 택시비가 2만원이 넘네요ㅜㅜ

기숙사에서 천안 시내까지 버스 2번 갈아타며 1시간 40분 걸려서 나가고

막상 나가면 뭐가 해보려고해도 혼자라서 뭘 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얼마전에는 용기내서 혼자 영화도 봤었는데 재미도없고 감흥도 없고...

사는거 자체가 굉장히 무의미한 느낌이 드네요...

오히려 혼자인 주말보다 출근하는 평일이 더 반갑습니다...

취미생활도 마땅히 없고... 집에서 온라인게임이나 좀 하고 아휴......


사실 제가 보기엔 주변환경외에 저 스스로도 문제가 많아진거 같아요.

대학시절에는 엄청 도전적인 사람이었어요. 하고싶은거 있으면 일단 시작부터 하고,
흔히 말하는 회장, 대장, 꽈짱 등 감투도 이것저것 정말 많이 썼었죠.
자소서에 쓸 얘기가 너무 많아서 뭘 골라 쓸지 고민해야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회사에오니 제가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더라구요.
또 직장 상사들 눈치도 많이보게되고 말 수도 엄청 작아지고...
무슨 말이 하고 싶으면 내뱉기 보다는, '아 이 말을 할까 말까...' 고민부터 하게 되고
소극적인 사람으로 변해버렸어요.
그래서 요즘 매일매일 우울하더군요... 기쁜날이 별로 없네요


이것저것 두서없이 말을 꺼내다보니 말의 앞뒤가 제대로 나왔나도 모르겠네요 ㅜㅜ



여튼 다시 예전처럼 활발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어떻게 제 마음을 추스릴 방법이 없을까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