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잠시 산책을 하던 도중에 희미하게 뎅~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들 하교시간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일행이 어떻게 봤는지 어, 쟤 못일어난다. 어쩌지? 하는 소리에 보니 

길건너에 사람이 전봇대 앞에 쓰러져있고 얼굴에는 피가 보였습니다. (언덕길이고, 꺾이는 구간) 

바로 일행에게 119 신고를 요청하고 다가가보니 코와 입으로 피를 뿜고 있었고,, 머리를 심하게 다친 상태였습니다. 

119 지시에 따라 의식을 확인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 

경찰이 먼저 현장에 도착하고 119도 도착했으며 목에 부목을 하고 급히 싣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그 근처 학생이었고 자전거로 내리막을 내려가던 도중에 속도 제어가 안됐는지 꺾으려고 했던건지 모르겠으나 전봇대와 충돌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의식확인과 할수있는 구호조치를 하면서 옷이며 몸이 뿜어낸 피로 묻은 상태라 대강 닦아내고 현장을 벗어났습니다. 

경찰 피드백에 따르면 인근 대학병원으로 갔다고 들었습니다만, 하루가 지나 따로 수소문을 해보니 사고 발생 24시간이 채 못되어 하늘나라로 갔다고,,, 들었고,

또 들리는 소식으로는 장기기증을 했다고 듣게 되었습니다. 

하필 꺾이는 내리막에 쇠전봇대를 설치해놓은 도로 시설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빨리오고 빨리 아이를 싣고가지 못한 119도 원망스럽고 (물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자위를 위한 마음에 원망스러운것 뿐입니다.)

목격자를 찾아 물은걸 묻고 또묻고 다시묻고 재차물으며 현장의 상황을 리마인드 시켜 목격자 학생의 멘탈을 탈탈 털어버리는 경찰도 원망스럽고 (이건 진짜 원망스럽습니다.)  

할줄아는게 없어 아이를 소생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것 같은 죄책감,, 

이제 이틀이 지나가는데 꿈에도 나오고 아침마다 몸은 얻어맞은거같이 정신이 없네요 ㅠㅠ 

어떤사람은 생각하지말고 잊어야 아이가 잘 떠날수도 있다고 하는데 제 마음에서는 장례식장을 다녀올까 싶기도 합니다. 

사실 옆골목, 조금만 다른시간이었으면 가십거리가 될지도 몰랐을 상황이었을지 모르겠지만요

일면식도 없는 학생이고 우연히 사고 후 상황을 접하게 되어 할수있는 한의 구호조치를 했으나 하늘나라로 갔다고 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오지랖인거 같기도 하고, 다녀온다 해도 따로 할말도 없고, 관계가 있는 사이도 아닌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하고 어려우며 무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