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있었는데 먼저 합석제의가 들어왔었고 합석하고 같이 술 먹고 그날 진한 스킨십도 했고.

스킨십을 하고는 저를 가볍게 여길까봐 연락처를 안주려다가 줬어요

그렇게 연락처 주고받고 일주일 내내 연락하다 돌아오는 그 주 주말 낮에 데이트를 했어요.

술집에서 누가 물어보면 연락처를 몇번 준 적이 있었고 관계가 목적이었나 거의 다 밤에 만나자는 사람이 태반이었는데

처음으로 낮에 보자는 사람이었고 왠지 소개팅하듯 다시 만나서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고 공원을 걸었어요.

저녁엔 술을 마셨고 다소 예상대로 하룻밤을 같이 보냈구요.

그 이후로 한달여를 사귀지는 않고 연인처럼 만났다가 나중에 사귀게 되었어요.

저도 남자친구도 둘다 평소 헌팅술집을 즐기지 않았는데 서로 연고없는 타지에서 혼자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외로움이 컸었고 

지독한 외로움에 보수적이었던 룰이 깨졌던 날이 그날이었어요 서로 그렇게 얘길 해요

어떤 개그맨도 나이트에서 만나서 결혼했다는데 그렇게 이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만났었는데,

처음 데이트했던 패턴 그대로 밥 - 술 - 관계 이 루트에서 벗어나지 않았던거같아요.

만나서 데이트를 해도 늘상 저녁먹을때 술이 꼭 빠지지 않았고 밥먹을때마다 메뉴가 주로 삼겹살 같은 술안주 늘 반주를 했고, 2차로 늘 맥주집에 갔었고, 늘 취한채로 잠자리를 했고 

다음날 또 깨자마자 관계를 했고 점심을 먹고 또 관계를 했고,

여행을 갔을때도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관계를 했고, 또 데이트를 했고, 술을 마셨고, 또 관계를 했고, 이것도 부족해서

다음날 퇴실을 하고 밥을 먹고나서 또 관계를 했고.

복기해보면 늘 밥-술-관계 이게 전부였던 거같아요. 주마다 만나서 매주 술을 퍼먹었던거같아요 

생각해보니 저녁에 맨날 고기에 소주였지 분위기있는 양식 집을 간게 열손가락에 꼽네요. 기념일만 갔었던거같아요

뭔가 왜 이렇게만 만날까 우리가 술집에서 시작해서 이렇게 만나고 있는걸까란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발전적인 것, 진취적인 것들을 함께하진 않았어요, 가령 운동이라던가 자기발전을 위한 인사이트를 나눈다던가, 미래지향적인 그런것들요. 

약 700일이 도래해서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할때즈음에 싸움이 잦아지고 권태기가 동시에 와서 헤어졌는데 

헤어지고나니까 이게 연애가 정말 맞았던걸까 어쩌면 연애를 빙자했던 사이가 아니였을까

껍데기만 남은기분이 들어요.

이것도 정말로 사랑이었을까요?  

(절대 뭔가 여자로서 손해라거나 손해를 봤다거나 하는 그런 성관련 문제의 내용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