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죄송합니다. 익명으로 안하면 보안 어쩌고 정치적 중립어쩌고 하면서 감사들어오고 징계하고 그럴까봐 무섭습니다.

현직 군무원입니다. 점심시간이라 짬내서 쓰네요.

죽을거 같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죽을거 같습니다.

10개월만 더있으면 군 10년채우는데 그전에 제가 죽을거 같아 버틸자신이 없습니다.

고된 일로 몸은 여기저기 아프고 정신도 무너져 내립니다.

작년 기준 연봉 4300 실수령 3600정도 되는거 같습니다. (이것도 성과금 1등이라서 400가까이 찍혀서 그렇습니다.)

3600 월로 나누면 300좀 안되게 받는거 같습니다.

근데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길고 힘듭니다.

솔직히 내일 하는건 괜찮고 재밌습니다.

하지만 남의일이 너무 많고 고됩니다.

예초기돌리기 및 풀뽑기, 제설작업, 창고정리, 편의대임무, 긴급정비 임무, 선탑, 초소 정비, 사격시 경계임무 등 수없이 많은 잡일들이 있습니다. 하기싫다는 말도 못하고 내색도 하기 어렵습니다.

그중 당연 최악은 당직근무와 훈련입니다.

평일은 8시간+점심1시간의 내일을 하고 추가로 15시간의 당직 근무를 합니다. 식사3번이 공제되어 15000가까이 지불하고 당직병들이나 같이하는 군인들 간식이라도 사면 10000원은 우습습니다. 근데 받는돈은 10000원입니다. ㅎㅎ 돈을 지불하고 당직을 하고 있습니다. 이걸 최소 55살까지는 해야 합니다.

훈련은 짧으면 당일 야간까지하고 초과근무수당 지급(시간당 만원꼴) 길면 6박7일까지 텐트를 치고 산속에서 숙영을 합니다.

이것도 역시 하루 3번 식사 공제를 해서 15000을 지불하고 초과근무수당 4시간이 인정받아 25000을 받고 1일의 훈련을 하는겁니다.

좀 있으면 총기도 지급한다는데 이럴거면 차라리 장교로 올걸 그랬습니다. 장교는 장교들 눈치만 보면되는데 군무원은 같은 군무원, 장교, 부사관, 준사관 모두의 눈치를 봐야되니까요.

애초에 군에서 일할 생각을 하면 안됐나 봅니다. 

한달에 당직이 최소4번 많으면 5번 훈련은 기본 1번씩은 있어서 얼추 계산해보니 월 근로시간이 260시간은 가볍게 넘어가네요.

300도 못받고 260시간씩 일하는데 몸도 정신도 무너져 내리니까 너무 힘듭니다

나가고 싶은데 군대에서 오래 있다보니 나가는게 두렵고 무슨일을 해야할지도 막막합니다;

솔직히 능력있고 스펙이 좋다면 당장 뛰쳐나갔겠지만 본인이 미천하니 참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