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초반에 공부를 시작해서 임용시험을 통과한 제 경험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중학교 한반에 47명정도 할때 10등 정도 했던 성적으로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늘 시험 전에만 공부하던 스타일이었고 다른 과목이 다 90이 넘겨도 수학 영어가 50점대라 평균이 80점대였던 것 같습니다. imf로 집안도 어려워지고 수학, 영어도 싫어해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문과 성향이었는데 전자과를 가니 너무 공부를 하기 싫어 반에서 46명중에 45등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2학년때부터 정신을 차려 10등안에 다시 들었지만 수학이 바닥을 해매고 있어서 그 이상은 올라가지 못했네요. 다행히 집안형편이 다시 좋아져 대충 수능을 쳐서 지잡대라도 갈 수 있었습니다. 이 때 수능 점수가 국어와 사탐은 1개또는 2-3개 정도 틀렷는데 영어하고 수학은 100점 만점이라면 한 50점 나왔던 것 같네요.
지잡대라도 제가 관심있는 과에 가니 공부도 재미가 있었고 워낙 주변 아이들이 공부에 대한 준비가 안되있는 실정이라 수업만 열심히 듣고 과제만 해가고 시험 전만 공부해도 과탑을 달렸습니다. 이 때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편입이라는 것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저도 2학년을 수료하고 편입에 도전을 합니다.(고등학교 동창생 중에 학점은행제를 통해 고대에 편입한 케이스를 알게 돼 저도 학점은행제를 통한 편입을 준비하게 됩니다.)
서울에 김영학원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지만 대학과 다르게 어떤 정해진 틀이나 규칙이 없이 학원에 따라 공부를 하니 지금의 많은 공시생들과 다름없이 금방 생활이 흐트러져버렸고 거기다 편입영어는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영어가 바탕이 되어있어야 됬는데 중학교 영어도 안된 상태에서 편입영어를 공부하니 말 그대로 삽질이었죠. 특히 고등학교 때부터 게임을 늘 즐겨 했었는데 시간의 제한이 없다보니 게임에 많이 몰두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1년은 허송세월로 보내고 2년째에는 정신을 차려서 기초부터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했고 특히 편입시험 당시에 성대하고 외대가 같은 날에 시험을 본 운도 따라서 외대로 편입을 하게 됩니다. 이때 서울 생활을 중간에 접고 집에 들어가서 공부했던것이 생활리듬을 다시 잡는데 도움이 됬던것 같습니다. 물론 학점은행제를 통한 학사편입이라는 쉬운길이 합격의 가장 큰 요소 였던것 같습니다.
원래 편입공부를 시작했을때 부동산에 관심이 있어서 1차 목표는 건대 부동산학과 였고 외대는 중간에 한번 써본건데 외대는 최초 합이었고 건대 부동산은 마지막 추합에 합격을 했습니다. 이때 제 인생의 가장 큰 마가 낀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원래는 그렇게 학벌에 대해 관심도 없었지만 편입을 준비하면서 학벌에 대한 욕심과 허명에 대한 탐닉하게 되었고 건대 부동산학과에 갔다면 또는 그냥 외대 중국어과에 갔어도 재미있게 공부하고 준비했다면 취업도 어느정도 됬을텐데.. 여기서 다시 한번 시험에 도전해보고 싶은 충동이 들어 외대는 등록만 해놓고 다시 공부를 합니다. 이때 제 마음을 분석하면 아마도 군대를 가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고 20대의 젊음이 무한할 것이라는 많은 시험 준비생들의 잘못된 믿음에 사로 잡혀 있었던것 같습니다.
세번째 공부를 했을때는 학사학위가 있었기에 서울대(서울대는 학사편입만 뽑습니다.)를 목표로 그것도 부동산과 전혀 관련없는 지리학과를 준비하게 됩니다. 지리학을 배우고 싶다기보다는 경쟁률이 낮았고 서울대라는 간판을 갖고 싶었습니다. 시험요강이 영어와 전공이었기에 이번에는 영어를 제대로 준비해봤습니다. 영어회화 스터디에서 약 6개월 간 하루에 6시간 정도 영어로 이야기 했고 문법책에 나온 지문을 한 3000문장정도 하루에 10문장씩 암기했습니다. 또한 매일 영자신문을 읽고 영어로 된 글을 쓰고 고등학생 수능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그 결과 영어는 텝스 기준 점수를 넘기게 됩니다.
전공은 정말 운이 좋았던게 당시 지리학과에 편입했던 분을 수소문으로 알게 되어 전공시험 유형과 면접 문제를 입수 해 그대로 준비했는데 천운인지 전공시험이 그대로 나와 대체로 잘 썻던 것 같습니다. 다만 그 때 집에서 떨어져 혼자 나와 있었기에 시험 직전 날 한숨도 자지 못한채 면접을 치룬게 악 영향을 미친것 같습니다. 면접 시 교수님들이 제 답볍에 대체로 만족 했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마지막 질문에서 너무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해서 시험에 떨어졌습니다. 물론 전공시험의 문제도 있을 수 있겠지만 면접 마지막 답변을 너무 치명적으로 잘못했던게 컸던 것 같습니다.
불합격후 제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등록 후 휴학이 안돼 군입대 휴학으로 돌렸지만 군대를 가지 않았기에 제적 처리가 되기 때문에 등록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외대를 자퇴를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아무곳에도 소속이 안된채 20대 중반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무슨 성과라도 갖고 싶은채 군대에 가고 싶어 더욱 군대를 미루려는 생각을 하게 된것 같습니다. 이 때 무슨 생각인지 영어에 더욱 몰입해서 공부를 했고 토익 스터디를 3개월 정도 했고 해커스 토플 학원을 3개월 정도 다녀 토익은 만점 토플도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게 됩니다. 그 뒤 영어 쪽 관련과를 서울대, 연대, 고대를 섰지만 다 최종에서 불합격을 하게 됩니다.
이때 멘탈이 완전히 무너졌던 것 같습니다 70kg대 몸무게 100kg까지 올라갔고 말그대로 은둔형 외톨이였던 것 같습니다. 게임만 몰두하고 사회생활이 완전히 차단됬던 시기였습니다. 처음부터 외대 중국어과나 건대 부동산학과를 다니면서 그 정도로 공부했다면 어떠한 성과라도 나올텐데. 결국 영어 점수 빼고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채 27살을 맞이하게 됩니다. 군대도 더 이상 미룰 수 없기에 입대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많은 나이에 사병으로 갈 수는 없기에 토익 점수를 이용해 공군 학사 장교로 입대하게 됩니다.
몸과 정신이 바닥인 상황에서 장교 훈련을 받다보니 너무나도 힘들었지만 여기서 무너지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버텨 겨우 임관을 했습니다. 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하니 사회생활도 시작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을 지휘하는 입장에서 조직을 이끌다보니 사회성 더 나아가 리더쉽을 기를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변변한 대학 학위도 없고 사회로 나아가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전역시 31살) 로 인해 사회로 나가는 것이 너무 두렵웠고 사회생활(군대)이라는 재미와 이외로 군대 생활에 잘 맞는 부분이 있어 장기를 할 생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옳은지에 대한 번민으로 연장 1년만 신청하게 됩니다.
대위를 달고 군 생활을 하던 중에 교사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장기를 신청할지 아니면 사회를 나올지 고민하던 찰나에 저 한테 교사의 메리트와 자신감을 여자친구가 심어줬던것 같습니다. 교육학 용어중에 학습화된 무력감이라는 게 있습니다. 누 차례에 걸친 실패로 인해 무기력해지는 것을 말하는데 딱 제 상태가 그것이었습니다. 이때 여자친구가 다시 저한테 용기를 불어넣어주었고 최종적으로 교사를 목표로 하고 전역을 신청하게 됩니다.
먼저 편입을 준비하고 안됬을 경우 수능을 준비하자는 계획을 세웠는데 높았던 영어점수와 학점은행제를 통한 학사학위의 높은학점 그리고 사회생활을 통한 리더쉽을 바탕으로 한 면접을 통해 4개 국립대학의 사범대를 지원햇는데 모두 편입으로 합격하여 3학년 부터 학교를 다니게 됩니다.
오로지 임용 합격만 생각해서 이과쪽으로 선택을 하였는데 수학적 베이스가 없다보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ebs 중학교 1학년 수학부터 다시 공부를 했습니다. 3학년 겨울 방학때는 고2 문과 수학까지 대충 보고 그 뒤로는 임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임고 공부를 할때는 주위의 잡념으로부터 멀어지고자 삭발까지 감행하고 공부하였고 그 결과 한 번에 임용에 합격하게 됩니다.
편입을 공부할때도 투입된 시간은 4-5년이었지만 막상 공부한 시간은 1년반만 공부했던것 같습니다. 저는 공부하고자하는 습관이 없었고 그리고 합격에 대한 집념이 없었습니다. 단지 영원히 젊음이 유지할것이라는 착각속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군대를 제대한 후 임용을 공부할때는 2년 모두 전념을 다해 공부했습니다. 즉 얼마나 간절히 원하고 자신의 모든것을 다 바치느냐가 시험의 합격을 좌우하는 가장 큰요소인것 같습니다.
우연히 고민 포럼을 알게 돼 자주 눈팅을 하게 되는데 많은 분들이 공부를 시작할까에 대한 고민을 올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글을 남겼습니다. 부족한점이 있더라도 널리 이해해주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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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