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햇빛알러지가 심해요.

그것 때문이라고는 안하는데 일도 못하고요.

자외선 강한 날은 10분 지나도 증상이 나타나요. 운전도 마찬가지예요.

증상은 온몸이 뻘겋게 붇고 가렵고 아프고 정신이 혼미해진대요. 살면서 알게된거고 신혼때도 심각하게 얘기도 안했고 괜찮다고만 얘기해서 처음엔 잘은 몰랐어요. 그리고 그땐 가끔 약을 복용했어요...

여튼 외출만 하면 싸우게 되더라고요. 어느날 플리마켓을 가자고 그래서 갔는데 그날 자외선이 강했어요. 사고 싶은게 있었는데 줄서서 사도 되냐고 물었는데 짜증내면서 알아서 하래서 줄섰더니 화내길래 줄서다 그냥 안사고 나왔더니 혼내고ㅜㅜ 그 길로 차타고 집에 왔어요. 

집에와선 요새 제가 밥을 많이 준다고 혼냈어요. 보통 화내는 이유를 말해주지는 않고요. 스스로 뭘 잘못했는지 찾아서 얘기 해야해요. 정답이 나와도 그게 끝이 아니고 그럼 잘못할짓을 왜 했냐 이런저런 화를 내다가 밥양이 많다는둥 친정아버지랑 통화를 오래 했다는둥 그런식으로 이어서 화를 내거든요.

(아버지께서 너무 편찮으셔서 병원에 못가는 날엔 전화드렸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저한테 "넌 가족이 누구냐 선택해라" 그랬어요. 아유 그때 생각하니 눈물이나네요ㅜㅜ 통화시간은 최대 10분 이랬는데 요샌 제가 잘 안해서 1일 최대 20분 조절하고 있어요.)

근데 너무 이해가 안갔던건 저는 아내의 의무를 충분히 다 하고 있는데 남편은 맨날 아파서 일도 안하고 밥도 안하고 저렇게 화만 내고... 보통 저 혼자 나가서 볼일을 보고오는데 오늘은 따라 나와서 화를 내더라고요. 

진짜 오늘은 이유도 없이 화를 내서 꼴도 보기 싫었는데 집에와서 얼굴보니 평소 보다 더 심하게 부었더라고요. 감튀도 거꾸로 들어서 바닥에 다 쏟고 아무래도 알러지 때문에 정신이 없는데 사람들도 많으니 (평소에 만나는 사람 저 1명) 제정신이 아니였던것 같아요... 이게 다 햇빛알러지 때문인건지

이거 환우분들 다 이러시는건지 저 너무 답답해요.ㅜㅜ

아픈거 알겠는데 그럼 따라 나오지 말든가 약을 먹든가 꼭 먼저 어디가자 아님 따라 나오거나 그래서 또 싸워야하고 저 너무 힘드네요.

(+)

제가 남편이 화가나면 무조건 풀어주려고 노력했던 이유는

일단 정말 저게 병이고 아픈건데 내가 배려가 부족했구나 싶었고

또 싸움이 되는 동안 잠을 거의 잘 수 없고 밥을 먹을 수도 없었고 그게 며칠되면 저도 남편도 너무 몸이 아파요ㅜㅜ 때문에 싸움이 싫었고 빨리 화를 풀어주고싶었어요. 저는 일도 해야하고 집안일도 해야하고 늘 바쁘고 스트레스로 가득찼고 실제로 건강도 안좋아서 수술 2번 받고도 안좋습니다...

계속 제 인생이 이럴거라면 그냥 끝나버렸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