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좋은 초겨울 맑은 햇살에
저는 일상에도 지친심신을 녹이고 또 같이 갔던 누구는 시험을 망쳤다는 우울함을 달래주러
드라이브겸 워낙에 맛난데를 좋아(만)하는 제 취향 따라 길동근처의 맛집을 뒤적였습니다.
최대한 시외를 벗어난 거리에 1박2일이 아닌 당일로 다녀올만한 가벼운 곳으로
날씨가 좋고, 둘다 지쳐있는 상태라 입맛이 없기에 다른분들이 항상 옳다는 칰힌이나 고기가 아닌 면요리를 후루룹 먹고싶었습니다.
정말 파란 하늘에 차창을 열면 차갑지만 싫어질수 없는 그런 바람이 귓가를 스치며 즐거워지더군요

목적지는 뒤적이다 찾은 홍천의 '금실막국수'
네비를 찍고 갔지만 도착해서도 어리둥절해지는 전혀 쌩뚱맞은곳에 있었습니다.
메밀 맛집으로 은근 유명하다 하는데... 

혹 찾아가시는 분이 계시다면... 맞습니다. 다 떨어져가는 노란 갈비집간판! 거기다 트럭이 다니는 좁은 도로 한복판!!!

이런곳입니다.
지나칠뻔한 차를 되돌려 주차장이라고 부르기 어색한 자갈밭?!?에 차를 세워두고 내렸다가
다시 또 망설이게 만들어준 간판입니다.
(사진보니 구름한점 없다는건 제 기분상이었네요... 있네요...)

우선 저 유리문틈으로 장사하나 싶어 들여다보니 동네마실나온 할머님 같은 분들이 세네분 담소중이시네요
사투리억양이 강한것이 동네분이 확실해보입니다.
그럼... 정말 맛난곳 맞나 싶어지고 또 먼가 네비가 장난한건가 싶어져 주인분을 불러봤습니다.

아주머니가 오시네요
'장사하나요?' '예' 짧지만 머... 한다고하셨고 주변에 다른곳을 찾아가기엔 둘다 허기졌기에 일단 앉아봅니다.
실내 사진을 찍어봤었는데 지웠나봐요

호기롭게 막국수 두개를 시킵니다.
어짜피 비빔, 물 구분없는 집이니 그냥 막구수 두개요 하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하시고 밑반찬을 내주십니다.
그리고 메밀삶은 물도 주전자에 같이~ 그리고 블로그서 극찬을 하던 감자전도 덩달아 시켜봅니다.

김치맛은 음... 서걱서걱한데 식감이 좋은편인거 같기도 한데
전라도  입맛인 저에겐 먼가 젖갈의 감칠맛이 그리워지는 삼삼한 맛이네요
맞나??? 가물가물하지만 맞을겁니다. 왜냐면 막국수에 얹어먹었으니까요

메밀육수는 메밀맛입니다.
넣구 열씨미 끓이신 그런 맛입니다. 특별하다면 그 상상보다 맹숭맹숭함에 놀랄정도입니다.

메인이 나오셨습니다.
응?!? 먼가 디게 투박한데...
전에 서울서 찾아갔던 메밀향기였나하는 체인점의 비쥬얼과 상당히 다릅니다.
사진상 안보이지만 겨자,참기름,식초,설탕그릇을 함께 주십니다.
양념장은 뿌려졌지만 나머지는 알아서 먹는 시스템인거 같네요

나름 열씨미 간맞추며 한입베어물었습니다.
응?!? 머지?!?
냉면같은 그런 느낌의 막국수랑은 좀 다르네요 삼삼하고 심심하고... 근데 짜네요...
맛있냐고 물어보신다면 분명 맛나는데 먼가 신기한 맛이라고 느껴지는게
일부러 요즘 맛집들 입맞을 맞추려기보다 정말 섬섬한 맛이라고 말하고싶습니다.
2/3정도 먹고는 너무 짜서 육수를 부어 비벼 먹었습니다.
근데 김치를 얹어먹었습니다.
뜨거운데 차가운 그런느낌이랄까???

저기 막국수에 보이던 감자전입니다.
이것도 이뿌게 막 동글동글하지 않네요 그냥 부쳐주신거 같아요
어머니보다 더 모냥 안내신거 같아보여서 참 투박스럽게 정성스럽다고 스스로 위안해 봅니다.
근데 이건 디게 맛나요
아까 막국수가 신기하면 이건 그냥 맛나네요
쫄깃하고 쭈욱쭈욱 치즈처럼 먼가 맛나는 맛입니다.

막국수가 은근 양이 많아서 둘다 배를 두들겼지만
이건 다먹었습니다.
냄새도 냄새지만 맛도 다시 생각날듯하더군요
그래서 부모님 드릴걸 싸왔습니다.

우선 서울근교라고 보기엔 좀 달려야하는 코스가 버겁고
또 서울이나 기타 근교의 자극적인 맛을 생각하며 침샘이 고여오시는분들이라면
절대 비추하는 집입니다.

하지만
오랫만에 바람쐬고 싶고,
또 메밀 특유의 덤덤하고 강원도의 투박한 먼가를 느끼고싶다면
한번쯤 찾아볼만한 집이라 추천드립니다.
아님 나는 이런곳도 찾아다니는 맛집사냥꾼이다~라고 여친분이나 썸타는 분께 자랑질하고싶으시면 꼬옥 가보세요

가격은 막국수 6천냥, 감자전 6천냥의 저렴하게 모십니다.
나머지는 제가 안먹어봐서... 맛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