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집안 습도가 20% 이하인 상태로 며칠을 무심하게 보냈는데, 

정전기가 어마어마하게 튀기 시작하고, 

온몸 피부가 건조해져서 따갑고 간지러운 느낌도 들고 손마디 피부도 갈라지더군요.

 이거 안되겠다 싶었는데, 

초음파 가습기는 여러 단점들 때문에 쓰기 싫고,

그렇다고 기화식 가습기를 사자니 겨울한정으로 사기엔 넘 비싸고.

게다가 넓은 공간을 커버하기엔 기화식 가습기는 가습용량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기화식 가습기를 두대 사는 것도 너무 비싸고.

 근데 자연기화식 가습기 원리가 뭐 대단한 것도 아니라서 

그냥 임시로 사용할 초대용량 가습기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아래가 완성품

정면에선 보이지 않지만, 

두대의 샤오미 선풍기가 습기를 머금은 바람을 멀리 멀리 날려 가습량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바람 세기 선택에 따라 가습량을 원하는 대로 조절 가능.

겨울이라 창고에 넣어놨는데 다시 꺼내왔네요.

 게다가 샤오미 선풍기는 바람세기 2단까지 무소음으로 작동합니다.

일반 시중의 자연기화식 가습기와 달리 하루종일 켜놔도 무소음이라는 거죠. 

켜놨는 지도 모른 상태로 사용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샤오미선풍기 2대의 전력량을 측정해 봤는데 

바람세기 2단에서는 두대 합쳐서 고작 5.7w밖엔 소모하지 않더군요.

바람세기 3단에선 두대 합쳐서 15w소모.

bldc를 사용하는 샤오미 선풍기는 AC모터를 사용하는 일반 선풍기에 비해 소비전력이 정말 낮습니다.

그래서 한달 내내 틀어놓아도 전기요금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름에는 선풍기로 쓰고, 겨울에는 가습기로 쓰고. 은근 꿀인 듯.

 수건은 좌측에 16개, 우측에 16개로,

총 32개의 수건이 선풍기가 보내는 공기에 넓은 표면적으로 접촉하며 수분을 증발시키고 있으며,

그 밑에서는 2층 구조로,

수건이 각 층마다 7개씩 가로로 길게 놓여 

대용량 주전자로 물을 뿌릴 때 밑으로 떨어질 수 있는

물방울과 물줄기를 방어하는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단순히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 뿐만 아니라,

선풍기 바람또한 좁은 수건 틈사이를 지나치며 바닥쪽으로도 흩어지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수분을 증발시키는 역할도 돕고 있습니다.

 밑에 2층 구조로 수건이 깔려 물이 바닥에 쏟아지는 걸 방지해주고 있기 때문에,

수건이 마를 때마다 물에 적시고 다시 걸고 하는 대단히 귀찮고 불필요한 노동력을 소모할 필요 없이

그냥 7~8리터 대형 주전자에 물을 채운 뒤 수건 위에서 뿌려주면 됩니다.

 양 날개의 32개 수건들과 하단 2층 구조의 수건들이 머금는 물의 양은 7리터가 넘기에,

한번 물을 뿌릴 때 7리터 주전자 물을 다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겨울의 건조한 공기와 더불어,

선풍기 바람이 공기를 계속해서 순환시키기 때문에 

약 4~6시간 정도면 수건이 거의 딱딱하게 말라 버립니다.

환기를 시켜서 실외의 건조한 공기가 들어온 상태에서는 이보다 더 빨리 마르더군요.

 4~6시간마다 물을 7리터씩 다시 넣을 정도로 성실하진 않기 때문에

항상 젖어있는 상태가 유지가 안 되며 

금방금방 딱딱하게 마르기에 세균 걱정이 적고,

 마른 상태로 저렇게 냅두다가,

언뜻 습도를 높여야 겠다 싶을 때 7리터 물을 주전자로 위에서 한번에 뿌려버리고

선풍기 바람 세기를 3단으로 높이면 

워낙 공기와 수분이 닿는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1시간 안에 습도가 45% 이상으로 

쭉쭉 끝도 없이 올라갑니다.

원하는 습도에 도착했으면 바람세기를 2단으로 낮추면 끝. 

 저렇게 만들어 놓고나니 이제 올 겨울은 습도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되겠네요.

 게다가 더이상 건조하지 않은 계절이 오면,

저게 창고에 들어가 자리를 차지하는게 아니라,

선풍기는 더위를 시키는 용도로 다시금 사용하면 되고

빨래건조대는 빨래건조할 때 쓰면 되고. 수건도 수건으로 사용하면 되고.

따로 귀찮게 창고 자리를 소모할 녀석이 없네요. 

 수건이 집에 좀 많아서 넉넉히 사용할 수 있는 까닭은,

티몬에서 송월Day에 50% 할인을 종종 하는데, 

송월 라인무지화이트/백색 수건의 경우 개당 천원에 구매할 수 있어서

작년 초에 50장에 5만원꼴로 대량구매했는데 수건 품질이 꽤 괜찮더군요.

집에 있는 모든 수건을 같은 디자인 같은 크기로 맞추려고 한번에 구매했던.

 빨래건조대는 일부러 가습기 용도로 사용하려고 따로 주문한 건데,

1. 물을 잔뜩 머금은 수건의 무게를 버틸 정도로 튼튼해야 하고

2. 선풍기 팬의 높이에 맞게 수건걸이의 높이조정이 가능해야 하고

3. 디자인적으로 미관을 덜 해쳐야 한다는

 위 세가지 조건에 맞는 빨래건조대를 사야 했는데 마침 있어서 잘 샀습니다.

기존에 집에서 쓰던 빨래건조대는 정말 안 좋았는데,

그건 이제 버리려고요.

 아래는 집이 너무 건조해서 위기감을 느낄 수준이었을 때 처음 만든 프로토타입입니다.

키우던 고양이를 쓰다듬을 때마다 스파크가 튀고

고양이 털이 정전기를 가득 머금어 이상한 물결모양으로 달라붙는 걸 보고,

급히 기존에 집에 있던 빨래건조대를 이용해 임시조치 했을 때 사진인데...

 기존에 쓰던 빨래건조대는 워낙 약해서 

외각쪽에 무거운 걸 걸면 스텐이 휘어져버리거나,

고정용 날개살이 빠지며 내려앉아 버리는 내구성 문제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무거운 건 중앙에만 걸었었는데

자연기화식 가습기 만드는 김에 빨래건조대도 좋은 걸로 바꿔서 좋네요.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시간당 최소 1000cc 이상의 가습량 / 무소음 듀얼팬 / 물용량 8리터 / 급속 가습 가능 /

이동바퀴 기능을 가진 자연기화식 가습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용된 것들을 정리하자면,

빨래건조대: 위즈홈 프리미엄 빨래건조대 6단 더블퀸 화이트 (배송비포함 30,900원)

선풍기: 샤오미 무선선풍기 2세대 (한대당 배송비포함 86,000원~98,000원)

수건: 송월타올 백색 무지 화이트 46장(송월Day 기준 개당 1,000원)

 총 248,900원인 셈인데 만약 집에 기존에 아무것도 없었다는 가정 하에서도,

용량 큰 자연기화식 가습기를 따로 사는 것보단 저렴하네요.

게다가 가습기로 사용 하지 않더라도 건조기가 필요없는 계절엔 다 따로 쓸 수 있는 것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