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 라디오를 시작으로 여러개의 휴대용 라디오를 구매하는게 취미가 돼 버렸네요. Retekess V115는 제가 즐겨보는 라디오 기기 전문 유튜브에서 매년 뽑는 베스트 라디오로 자주 선정되길래 한번 구매해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가 산 라디오중 가장 만족스러운 기기입니다.

6:13 부터

가격은 알리에서 1.9만원 정도에 판매중이며, 국내에서는 좀더 비싸게 팔고 있습니다.

단촐한 구성물

배터리가 비닐에 포장된 상태로 삽입돼 있어서 처음 사용할때 비닐을 벗겨내야 합니다.

장점

1. 다양한 기능

FM, AM은 기본이고 SW 까지 수신이 가능합니다. SW는 야간에만 몇개 잡히고 외국어라 알아들을 수 없어 거의 무용지물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모두 [오토스캔]이 되기 때문에 힘들게 주파수를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MP3도 지원하는데 전원을 껐다 켜면 이전에 사용했던 모드로 시작됩니다. 즉 라디오 상태에서 끄면 라디오로 시작하고, MP3에서 끄면 MP3에서 시작합니다. MP3는 재생위치를 기억해서 이전에 들었던 부분에서 자동으로 시작합니다.

참고로 Retekess V115 와 거의 같은 모습과 기능에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기기도 있습니다.

가격도 더 싸고 제가 다시 산다면 Retekess V115 대신에 아래 모델로 샀을 것 같네요.

HanRongDa K-603

2. 주파수 편집

주파수 지정 및 편집이 가능합니다. 0~9까지 있는 숫자 버튼으로 주파수나 프리셋 번호를 입력해 바로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토 스캔으로 저장된 주파수중 불필요한 주파수는 삭제가 가능합니다. * 저가형 라디오 중에는 의외로 오토스캔은 지원하지만 주파수(메모리) 삭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라디오가 많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오토스캔이 끝나도 최대 메모리 갯수만큼 마지막 주파수를 강제로 채운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FM의 경우 80개의 메모리 공간이 있는데 30개 정도를 오토스캔으로 채우고 난뒤 나머지 50개를 의미없는 마지막 주파수로 강제 할당합니다. 즉 나머지 50개는 오토스캔후 일일히 삭제해줘야 합니다. SW의 경우엔 무려 메모리 공간이 300개입니다. 가뜩이나 실제로 잡히는 주파수도 몇개 없는데 290여개를 일일히 삭제해줘야 합니다. 즉 오토스캔보다는 수동으로 주파수 입력후 저장하는게 더 낫습니다. 그리고 프리셋 넘버가 순차적으로 저장되는게 아니라 처음 저장된 번호가 계속 유지됩니다. 이렇게 보면 주파수 편집이 꽤 불편해 보이지만 처음 한번이 귀찮을뿐 그 이후로는 자주 편집하지 않기 때문에 생각만큼 크게 불편하진 않습니다.

3. 라디오 녹음

라디오를 공테이프에 녹음하듯이 마이크로SD로 녹음할 수 있습니다. 음질도 3단계로 설정 가능합니다. 스마트폰에 있는 FM 라디오엔 흔하게 있는 기능이지만 휴대용 라디오엔 의외로 흔치 않은 기능입니다.

4. 뛰어난 마이크 녹음

본체에 뚫린 마이크 구멍을 통한 녹음의 퀄리티가 상당히 높습니다. 굳이 마이크 구멍에 입을 가까이 대지 않아도 거의 도청기 수준으로 주변의 소리들을 깨끗하게 녹음합니다. 거의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보통의 목소리로 얘기해도 가까이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녹음됩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놀라운 녹음 성능을 가졌습니다.

5. 부드러운 음질과 큰 음량

조그만 4옴 3W 스피커가 1개 탑재돼 있는데 뒤에 조그만 공갈 우퍼(발성 장치가 없고 고무막만 존재)가 추가로 달려 있어서 그런지 소리가 부드럽고 음질이 뛰어난 편입니다. 음량도 꽤 큰 편.

후면에 달린 공갈 우퍼

6. 커다란 디스플레이 화면

주파수와 노래제목, 재생시간, 트랙넘버, 배터리 상태, 오디오 미터 등 다양한 정보가 표시되는 디스플레이가 달려있습니다. 백라이트도 달려 있어 야간에 쉽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특히 MP3 재생시 표시되는 오디오 미터는 실제로 음원을 분석해 거기에 맞춰 움직여서 단순한 움짤이 반복되는 저가형 MP3 플레이어의 모습과 차이납니다.

일반 MP3 플레이어처럼 폴더 탐색 및 이동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한글로 된 파일명은 표시되지 않습니다. [한로마]와 같이 한글을 영문으로 전환해주는 유틸을 사용해야 합니다. 효도라디오(노래방)처럼 트랙 넘버를 입력해서 바로 재생할 수도 있습니다.

https://periar.tistory.com/112

7. 라인인(Line in) 단자

3.5mm 라인인 단자가 있어 별도의 스피커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모노이긴 하지만 음질이 나쁘지 않습니다.

(좌측부터) 마이크로5핀 충전단자, 마이크로SD, 라인인, 이어폰 단자

8. 마이크로SD 지원

마이크로SD 카드를 통해 MP3(WAV, WMA)를 재생하거나 라디오, 마이크, 라인인 녹음이 가능합니다. FAT32 으로 포맷된 메모리 카드만 인식하는데 64기가 이상 메모리도 FAT32로 포맷하면 사용 가능합니다. 원래는 불가능한줄 알았는데 아래 유틸을 사용하면 가능하더군요.

HP USB Disk Storage Format Tool

https://cprogramming.tistory.com/entry/HP-USB-Disk-Storage-Format-Tool

9. 교체 가능한 충전식 배터리 및 마이크로5핀 충전 단자

BL-5C 라는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휴대용 라디오와 포터블 게임기에서 자주 사용하는 배터리 타입이라서 구하기가 용이합니다 (얼마전에 소개한 FC3000 게임기도 이 배터리를 사용). 마이크로5핀 단자가 편하지만 충전속도가 상당히 느려서 별도의 범용 충전기를 사용하는게 훨씬 빠릅니다. 배터리는 2개 있는게 여러모로 편할겁니다. 다 쓰면 다른걸로 교체해서 쓰고 다 쓴 건 그동안 충전하면 끊김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USB 미터기로 측정해보니 실제로 1000mAh 정도 되는 듯 합니다.

충전중에도 사용 가능한데 충전기를 많이 가립니다. 어떤 충전기는 연결이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면서 충전중 사용이 불가능하고 어떤 충전기는 충전중에도 라디오 등 다른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USB 케이블로 연결해도 저장장치로 인식되면서 기기 사용이 불가능해집니다. 이때 컴퓨터안의 MP3 등을 라디오안의 메모리로 전송 가능합니다. (전송속도는 극악)

배터리 사용시간은 뷸륨과 백라이트 사용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볼륨 15로 틀어놓고 타이머로 재보니 17시간 정도 가네요.

10. 스트랩에 달린 지지대

스트랩에 달린 지지대를 라디오 뒤에 뚫린 구멍에 꼽으면 30도 각도로 세울 수 있는데 소리도 더 잘 들리는 듯 하고 LCD 도 더 잘 보입니다. 주의할 점이 지지대를 꼽는 곳이 배터리 덮개에 있는 길다란 슬롯이란 점. (첨에 상단의 나사 구멍인줄. 여기에 꼽아도 되긴 하지만 쉽게 빠집니다)

11. 작고 가벼움

옛날 소니 워크맨 정도의 크기를 가졌습니다. 무게는 161g (배터리, 스트랩 포함 무게)

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어폰 단자로 라디오 들을시 심한 화이트 노이즈

이어폰 단자로 라디오를 들으면 화이트 노이즈가 심하게 발생합니다. 내부 회로상의 문제 같은데 MP3 재생시에는 노이즈가 발생 안합니다. 라디오만 그렇습니다.

2. 한글 파일명 미지원

한글로 된 MP3 파일명은 공란으로 표시됩니다.

3. 느린 충전속도와 불안정한 충전중 사용

기기에 달린 마이크로5핀 충전단자를 통해 충전하면 완충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입력 전류가 상당히 낮음). 하지만 틈틈히 마이크로5핀 케이블로 충전하는덴 편리합니다. 완충되면 LCD의 배터리 게이지 움직임이 멈춥니다.

충전기에 따라 충전중 사용이 되는게 있고 안되는게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분명 좋은 라디오지만 블루투스까지 지원하는 HanRongDa K-603이 더 나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