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게시판에 이문열 삼국지 한번 올라왔다가 댓글 달리는 거 보고 관심을 받기 위해서 한번 써본달까요...
사실 그건 아니고 --;; 그냥 막연히 혹은 특정한 이유로 "작가"를 일방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은지 하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한국작가들 중 가장 많은 작품을 읽어보았던 작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네 사실 제가 좀 소설같은 건 잘 안 읽어서;;
이문열씨는 등단이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온 덕에 은근히 다작... 꽤 작품수가 많습니다. 장편 중편 단편에 번역서 평역서 추천서;;등등..
그러다보니 걸작수준의 작품도 있지만 지뢰;;수준의 작품도 있을 수 있겠죠 네.
그런 관계로 제가 대충이나마 읽어본 것들 중 생각나는 "장편 혹은 연작"만 추천 비추천 보류로 나눠서 3개씩만 써 보겠습니다.
비판도 찬사도, 옹호도 매도도 - "작가 이문열"을 논하려면 작품에 대한 접근이 선행되어야겠죠...
추천 비추천 보류의 순으로 써보도록 하되, 아직 안읽으신 분을 위해 스포일링은 자제 하겠습니다. 물론 개인의 취향이란게 있을 수 있다는 것쯤은 다들 아시리라 생각....
1. 추천작
(1)사람의 아들
1979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그 후 작가가 이야기를 다듬은 개정판;;이 1980년대 중반 출간되었고 이걸 읽었음. 그런데 2004년 또 개정판이 나온 모양임.... 영화화 연극화 되었고 중국어 프랑스어 영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고 함. 이문열의 대표작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민요섭. 나이 30대 중반. 가슴을 칼에 찔려 사망하였는데 표정은 매우 평온하였음. 사건을 수사하던 남경사는 민요섭의 물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활동시기와 겹치는 인물, 아하스페르츠에 대한 이야기가 써있는 노트를 발견한다. 이후 남경사는 사건을 수사하는 틈틈이 민요섭의 노트를 읽어나가며 사건의 진상에 다가서게 된다.
단연 이문열의 최고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반대도 별로 없으리라 생각함). "액자소설"이라는 형식속에, "인간의 문제는 인간이 해결해야 하며, 신의 구원을 이 세상에서 바랄 수는 없다"라는 주제의식이 정말 강렬하게 각인되는 작품으로, 진지한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필연코 읽기를 추천함. 단, 내용이 좀 무겁고 어둡게 느껴질 수 있으니 취향이 아니라면 다시 생각해 볼 것.
(2)황제를 위하여
1982년 동광출판사에서 첫 출간된 이래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 다시 가다듬어 펴낸 이문열의 장편 역사소설..이라고 하는데... '이문열이 지금까지 쓴 것 중에서 가장 뛰어난 소설이며, 한국 소설이 오래 기억할만한 소설'(김현)이라는 평이 있다는-네이버 책읽기의 소개;;.. 예전에 TV에서 미니시리즈같은 걸로 방송했던걸로 기억함
계룡산에 간 잡지사 기자가 초라한 몰골로 무덤을 지키는 사람에게서 (정감록같은 예언서의) "황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내용. 황제는 예언서에 의하여 황제로 추대되어 구한말, 일제시대, 6.25, 근대화를 "황제"로서 겪게 된다능....
재미만으로 따지면 이문열의 작품중 최고라 할 작품. 실제로 읽으면서 낄낄대기도 하고 웃음을 터트리게도 되지만, 중반이후부터의 감동은 결코 만만치 않다. 분량은 많아도(2권) 재미있어 쉽게 술술 읽힌다는 점에서 사람의 아들보다 더 편하게 집어볼 수 있을 듯.
(3)젊은날의 초상
연도같은 거 모르겠음...;; 벌써 귀찮아지고 있기때문에....
"하구" "우리 기쁜 젊은 날" "그해 겨울" 의 세 중편연작. 따로 따로 발표한 작품을 한꺼번에 묶어서 출판하면서 책 이름을 그렇게 붙인 걸로 알고 있음.... 젊음의 혈기와 좌절 방황...뭐 그런거 였던걸로...
작가의 젊은날의 방황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작품으로 생각됨. "우리 기쁜 젊은 날"은 안성기 황신혜 주연 배창호 감독의 영화 "기쁜 우리 젊은 날"...로 만들어 진걸로 알고 있었는데, 아닌건가.....;;; 제목이 틀려... OTL 어쨌든 아직 젊음이 남아있는 동안에는 읽어볼 만한 작품.
2. 비추천작
(1)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팔리기도 많이 팔리고 손창민 강수연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히트까지 한, 상업적으로는 크게 성공한 작품.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문열 소설에 제대로 실망하게된 계기가 되었던 작품. 내용은 뭐 남녀가 만났다 헤어졌다 다시 만났다 결국 남자가 여자를 쏴죽이고 잡혀와서 자신의 연애이야기를 늘어놓는 그런 건데... 이야기의 개연성이 없고(우연히 해외에서 다시 만난다던지) 내용전개도 맘에 안들어서 크게 실망했었음. 기억에 남는 건 뭐 강렬하게 사랑했더라... 그런 건데, 취향인지 전혀 와닿지 않았음.
이 이후 이문열이라는 이름만으로 읽던 행태를 멈추고 과연 읽어볼 만 할 것이냐를 고민하게 됨.
(2) 레테의 연가
글이 쓰여질 "당시의 여성의 정조관념"에 비추어 보면 심각해 보일 지 몰라도,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좀 허탈하게 느껴질 작품. 80년대 후반 이 소설을 읽을때 벌써 뭔가 아니다 싶었으니, 지금기준으로보면....;;;
여성이 결혼하는 것을 레테의 강(죽으면 건너는 강으로 이 강을 건너면 그 전의 기억을 다 잃는다는 강...으로 기억;;)을 건너는 것으로 비유하여, 결혼하면 과거를 잊어야 한다는데, 나는 과거가 있는데 뭐 그런 식임...(스포일링을 해도 전혀 마음에 꺼리낌이 없을 내용;;;)
문제는 작가가 시대가 변하였음에도 동일한 주제의식을 갖고 "선택"이라는 소설을 또 썼다는 것. 물론 이건 대충의 스토리만 듣고 바로 읽을 목록에서 삭제했었음.
(3)우리가 행복해 지기까지
고종황제가 일본의 압제에 굴복한게 아니었고 비밀리에 계속적인 저항을 하였으며, 현재 우리는 통일이 되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그야말로 판타지 소설.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역사의 흐름, 이상적인 현재의 상태를 엿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그닥 와닿지도 않거니와 그런데 사실은 안그렇잖아!라는 점에서 스트레스만 쌓이게 하는 작품.
이 작품을 읽으면서 "필력이 예전만 못하다"라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남.
3. 보류
(1)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이것보다는 고 이문구씨의 관촌수필이나 우리동네 연작쪽이 훨씬 더.... 그나마, 함부로 귀향같은 거 하지마라...라는 교훈을 얻었으니 그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2)평역 삼국지
필력으로야 당연히 다른 작가들을 압도하지만, 문제는 "평역"이라는 형식 때문에 내용의 흐름이 자꾸 끊긴다는 것. 삼국지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문득 문득 훈계아닌 훈계를 들어야 하니 짜증이 아닐 수 없었다. 평역이라는 형식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단연 최고의 선택이겠지만, 이야기로서의 삼국지에 몰입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음. 아니면 아예 평역 부분은 건너 뛰면서 읽던가.
내용상의 오류를 지적하는 "책"도 있으나(기억나는 게 아마 관우가 조조한테 귀순할때 조조하고 장료의 대화부분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정확히는 이문열 삼국지만의 오류라고 부를만한 것은 그리 많지 않았던 걸로 기억함. 따라서 내용상의 오류로 이문열 삼국지를 까는 건 별로 타당해 보이지 않음.
(3)변경
.....너무 길어 너무..... ㅠ.ㅠ 읽다 포기하고 이제는 기억조차 제대로 안나는 작품. 기억나는 거라곤 그저 길었다는 것 뿐.....
........써놓고 보니 별로 많이 읽지도 않았네요.... 휴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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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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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위하여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개인적인 정치적인 성향에 대한 실망보다는 표절 논란에서 오는 실망감이 상당했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