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전 아픔이 교훈으로…비기기만 해도 우승하는 전북, 끝까지 방심 없다

전북 선수단.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전 차라리 울산이 이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전북 현대 문선민은 K리그1 37라운드에서 울산 현대가 수원 삼성과 무승부를 거둔 것을 보며 오히려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전북이 승점 73, 울산이 71점으로 2점 차로 벌어지면서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사실상 확정적인 낙관적인 상황에서도 안심하지 않은 것이다.
차라리 울산이 승리해 승점이 같은 게 최종전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미 한 번 미끄러진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달 6일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3-2 승리하며 3점 차로 달아났다.
다득점에서까지 앞서 우승의 7부 능선을 넘은 것처럼 보였는데 다음 라운드에서 수원FC에 일격을 맞았다.
같은 라운드에서 울산은 승리했고 두 팀의 승점은 다시 동률이 됐다.
울산전 승리를 통해 얻은 축제 분위기가 한 순간에 뒤집히는 결과였다.
전북은 5일 홈에서 열리는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기만 해도 우승한다.
승리하면 무조건이고, 패해도 울산과 대구FC의 경기 결과에 따라 1위를 유지할 수 있다.
확률은 꽤 높은 편이다.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기 직전이지만 전북은 방심하지 않는다.
문선민은 “비긴다는 생각이 아니라 이긴다는 생각으로 뛰겠다”라고 말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도 “비긴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승리를 통해 우승을 자축하겠다”라는 각오를 이야기했다.

긴장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올시즌 전북은 제주를 상대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세 번 만나 모두 무승부에 그쳤다.
매번 팽팽한 경기 내용 속 승부를 내지 못했다.
이번에도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전북은 이미 상대전적 2무1패로 열세에 있던 수원FC를 상대로 비슷한 흐름의 경기를 한 바 있다.
당시의 교훈이 전북 선수단을 더 집중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제주도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현재 제주는 54점으로 4위에 자리하고 있다.
3위 대구(55점)에 1점 뒤진다.
반드시 승리해 역전해 3위로 시즌을 마감하겠다는 각오가 있다.
현재 순위로도 다음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지만 3위를 차지하면 대구의 FA컵 결승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확정이 가능하다.
전북이 경계해야 할 이유다.

전북 선수단은 대구전을 앞두고 주장 홍정호의 제안으로 합숙 훈련을 했다.
제주전을 앞두고도 같은 패턴으로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K리그 최초 5년 연속 우승을 향한 전북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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